조선 빅3 올해 동반 흑자달성, 내년 기대감 키워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선별 수주
넘치는 일감에 실적 개선·수익성 강화 흐름 지속

고(高)물가에 고금리, 저(低)성장을 기록한 계묘년(癸卯年)을 보내고, 기대를 품고 있는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다가온다. 글로벌 지정학적 변수가 여전히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붙잡고 있지만, 주요 산업에서는 혁신과 초격차를 바탕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가오는 새해를 맞아 청룡처럼 비상할 수 있는 대한민국 핵심 산업을 집중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글로벌 선박 수주시장 호황에 힘입어 3~4년치 수주잔고를 채운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조선 빅3는 2024년을 수익성 확대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해 대형 조선사들의 실적 순항도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수주시장서 ‘광폭 행보’, 두둑이 쌓인 일감

올해 들어 조선 빅3는 동반 흑자 달성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냈다.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호황기에 힘입어 달성한 성과다.

전 세계 선박 수주시장에서도 국내 조선업계는 광폭 행보를 보이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중심의 고부가가기 선박 수주를 휩쓰는 등 실적도 극대화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진 유럽에서 LNG선 전환 수요가 발생함에 따라 잇달아 대규모 수주를 따내기도 했다. 새로 건조되는 선박의 몸값 지표인 신조선가 지수도 2021년 2분기 이후 상승세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77.08포인트로 2021년 154.62포인트 대비 급격히 뛰었다. 올해 수주 목표량을 이미 초과 달성한 HD한국조선해양은 선별 수주에 힘쓰고 있다. 

누적 총 158척(해양 1기 포함) 223억2000만달러를 수주한 HD한국조선해양은 선종별로 LNG운반선 39척,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운반선 34척 등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등으로 일감을 쌓았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각각 연간 수주 목표액의 69.5%, 43%를 채웠다. 목표치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기업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3년치 이상 일감을 채운 양사는 수익성이 높은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펼쳐왔다.   

현재는 카타르 측과 LNG운반선 30척에 대한 계약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재차 수주 낭보를 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뿐 아니라 글로벌 해운 규제가 강화로 각국의 발주가 이어지는 등 추가적인 일감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와 9만8000㎥급 초대형 에탄운반선 3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계약금액은 약 6589억원 규모다.

필요한 양 이상의 수주잔고를 보유한 조선업계는 내년도 양보다 질에 우선을 둔 수주에 나설 방침이다.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빅3는 올해 흑자 달성에 힘입어 기술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차별화된 기술력 중심 글로벌 조선시장을 주도한다는 포부다. 사진=각사 제공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빅3는 올해 흑자 달성에 힘입어 기술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차별화된 기술력 중심 글로벌 조선시장을 주도한다는 포부다. 사진=각사 제공

◆K-조선, 기술개발 가속 “초격차로 시장 주도”

앞으로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 전망은 밝아 보인다. 정부도 장기간 이어진 불황을 털어낸 기업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K-조선 차세대 선도 전략'을 내놨다. 전세계 조선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목표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우리 조선산업이 과거 불황을 딛고 재도약을 위한 기회가 크게 열렸다”며 “K-조선이 세계 1위 산업으로 차세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아 경쟁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제조시스템 마련하고 인력 확보, 기술개발 및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탄소 저감 경쟁력 강화도 뒷받침해 차세대 선박 점유율을 80% 이상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각 기업들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초격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공정 혁신에 박차를 가했다. 로봇, 인공지능(AI) 등 자동화 기반 조선소로 탈바꿈,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생산 현장의 디지털화가 핵심으로 조선업계 패러다임 전환에 선도적으로 나섰다. 이외에도 각사는 독자 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인다. 이를 통해선 디지털·자율운항 선박 상용화도 탄력받을 전망이다.

‘슈퍼 사이클’에 올라탄 조선 3사는 이에 맞춰 올해 경영진도 개편했다, 지속 가능 성장 발판을 만드는 동시에 실적 개선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로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적자 호선 대다수 인도 종료를 안내했다”며 “내년엔 대형암모니아운반선(VLAC)의 신조 발주가 주목되며, 믹스(MIX) 개선을 통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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