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280억달러 중 TSMC가 5분의 1 수령
이달 삼성전자, 인텔, 마이크론 등 보조금 윤곽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사업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사업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업체 대만의 TSMC가 미국 정부로부터 50억달러(약 6조5800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 상무부는 이달 내로 삼성전자, 인텔, 마이크론 등의 주요 반도체업체에 대해서도 보조금 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의 지난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Chip Act)에 따라 TSMC에 50억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 400억달러(약 52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팹(반도체 공장) 2개동을 건설 중이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 생산 보조금 390억달러(약 51조원) 중 첨단 반도체 생산기업 지원에 280억달러(약 37조원)를 배정했다. TSMC는 이 중 약 5분의 1이 넘게 가져 가는 셈이다.

TSMC 측은 성명을 내고 보조금 수령에 대해 "보조금과 관련해서 미국 정부와 지속해서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있으며 꾸준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인텔, 마이크론 등도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전망이지만 그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이 신청한 보조금은 총 700억달러(92조원)에 육박한다. 개별 기업이 신청한 보조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부분 신청한 것보다 훨씬 적은 보조금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입해 팹을 건설 중이다. 블룸버그는 보조금 수치가 보수적으로 잡히는 분위기가 일자 삼성전자가 미 정부에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추가 투자 여부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미 정부에 보조금을 신청했다. 건설 과정에서 자재비와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초기 투자비용(170억달러)에 비해 80억달러(약 10조5000억원)가 추가로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생산지원금은 직접 보조금의 경우 전체 프로젝트 자본지출의 5~15%까지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총 투자액을 250억달러(약 33조원)로 가정하면 최대 37억5000만달러(약 4조9500억원)의 보조금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협상에 따라 금액은 유동적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한편 TSMC가 대규모 보조금을 우선 순위로 받아가는 것에 대해 ‘애리조나’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애리조나주는 미국 대선의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서 조 바이든 정부가 올해 11월 치러지는 대선을 의식해 돈을 먼저 푼다는 해석이다.

TSMC의 대량의 보조금을 우선 수령한 것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지만, 미 상무부와의 역학관계 상 현실적으로 이의제기는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텍사스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보조금 지급이 늦어지며 공사가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졌을 만큼 보조금의 영향력은 엄청나다”며 “당장 공사를 담당한 삼성물산부터 협력사까지 주요 인력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안으로 보조금 지급 규모가 결정 된다는 건 환영할만한 소식이지만 보조금 규모가 얼마인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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