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2분기가 저점…메모리 회복세로 실적 반등 가능성↑”
자사주 매입·차세대 D램 개발…하반기 주가 모멘텀 주목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실적이 ‘저점’일 가능성에 주목하며,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등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흐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8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0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5.94% 줄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매출은 6.49%, 영업이익은 31.24% 감소한 수준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3년 4분기(2조8247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2분기 기준으로는 2년 만의 최저치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오전 10시13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24% 오른 6만1850원에 거래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재고 평가충당금, 인공지능(AI) 첨단 칩에 대한 대중 제재, 비메모리 부문의 수출 제한과 라인 가동률 저하 등을 지목했다. 특히 메모리 사업은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회사 측은 다만 하반기부터 수요 회복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라인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적자 폭도 점차 축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보고, 3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AI 가속기 수요와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DRAM 고정가격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갤럭시 Z7 시리즈와 아이폰17 시리즈 등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출시로 모바일 DRAM 수요가 자극받을 것”이라며 “갤럭시 Z Fold7에 탑재될 2억 화소 카메라 등 사양 변화가 수요를 견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서버용 DDR4 가격은 최근 큰 폭으로 상승 중이며, LPDDR5X 중심의 모바일 DRAM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PC DRAM 현물가격은 7월 들어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기술 개발 현황에 주목했다. 그는 “2분기 실적은 저점으로 판단되며, 하반기에는 메모리를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 개발 완료를 목표로 했던 ‘1c 디램’은 기술 경쟁력 회복의 중요한 마일스톤이 될 수 있다”며 “다만 공정 개발 완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이후 램프업 과정에서 수율과 품질 확보가 동반돼야 의미 있는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BUY’를 유지하며, 목표주가는 7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적보다는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에 주목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잔여 자사주 매입 계획 4조원을 늦어도 7월 말 실적설명회에서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당 매입이 소각을 전제로 진행된다면 주가 부양뿐 아니라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시장 신뢰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주가는 여전히 1.05배 수준의 2026년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 기준 절대적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다”며 “기술 리더십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다면 과거 거래 범위인 1.1~1.2배 회복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목표주가 7만3000원을 제시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2분기 실적은 HBM3e 공급 지연, 생활가전 부문의 관세 영향 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3분기에는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8조7000억원 수준으로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DRAM은 AMD 등 주요 고객사의 수요 증가로 비트그로스(bit growth)와 평균판매단가(ASP)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며 “DS 부문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15% 증가한 4조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부문도 성수기 진입과 엑시노스 판매 증가로 적자가 축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모멘텀으로 ▲AI용 HBM3e 공급 가시화 ▲파운드리 고객 다변화 ▲1cnm 공정 기반의 HBM4 경쟁력 확보 등을 제시하며 투자의견 ‘BUY’, 목표주가 8만원을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