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하 기대 vs 불확실… "충분히 싸면 결국 산다"
CATL, 세계 1위 vs 중국산… '지원·자생력 강화' 필요

기아 전기차 EV3, EV6 등의 가격. 사진=기아자동차 홈페이지

[서울와이어=이민섭 기자] 국내 완성차 기업 기아가 올해 출시 예정인 전기자동차에 중국산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탑재 방침을 세우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긍정과 부정으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배터리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한국 배터리 기업은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이어 기존 주력 제품인 NCM에서도 중국과 정면으로 맞붙게 됐다. 이에 정부 지원이 보다 실효성 있게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NCM 배터리 탑재 방침에 갈린 여론

1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국내 출시 예정인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EV5에 중국 닝더스다이(CATL)의 NCM 배터리를 장착할 예정이다. 

EV5의 CATL 배터리 탑재 소식에 소비자 반응은 엇갈렸다. 회원 수 약 141만명인 네이버 대표카페 '전기차동호회'의 댓글 의견을 종합한 결과 ▲현대·기아차가 검증해보고 쓰는 거라 안전성·성능 측면 문제 없을 것 ▲CATL은 알아주는 배터리기업이고 기존 예상가보다 할인돼 출시될 것 등 긍정적 기대와 ▲원가 생각하면 EV3·EV4 수준의 가격을 기대하는 데 신뢰가 안 감 ▲중국산 사용으로 국내 기업 피해 우려 등 부정적 시각이 공존했다.

전기차동호회는 개별 소비자들이 사용성 등 제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여론을 형성하는 창구다. 전기차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온·오프라인으로 표출돼 소비자 여론을 대변하고 자동차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친다.

다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비전문가라 EV5가 실제 출시된 후 가격이 충분히 싸다면 구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품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소비자 개인이 차량 실구매시 변속기 등을 어느 기업에서 제조했는지 일일이 확인하거나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양정욱 한국자동차소비협회장은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가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상황이라 상당히 호평받는다"며 "차량 가격이 저렴해져 소비자 접근성이 좋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배터리 '긴장'… 정부 지원 강화돼야

완성차 기업들이 중국산보다 비싼 국산을 쓰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산 배터리를 단기간에 전면 적용하지 않더라도 점진적인 검증·적용 단계를 거쳐 국내 시장에서 적용 범위를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 비중이 늘어나면 한국 배터리 기업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이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지만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정부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기업의 자체 노력과, 환경부가 주도해 전기차 보조금 형태로 국내 기업을 지원하는 현행 제도는 모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최영석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동차결함조사 위원장은 "환경부 혼자서는 역부족이고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이 전기차 지원 제도 운영을 함께 해야 한다" 강조했다.

이어 "배터리 회수, 재제조, 인증 등 미래 시장에서 당연히 준비해야 할 부문에 대한 규제와 인센티브를 강화해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경쟁력을 키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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