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기업 니콜라, 지난 2월 파산 신청
채권자위원회, 니콜라가 보유한 청구권 수집중
청구권에 LG엔솔 포함…과거 배터리 화재 분쟁
청구액 10억달러 규모…채권자, 증거 수집 개시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미국 전기 트럭 제조사 니콜라(Nikola)가 지난 2월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 신청한 가운데, 채권자위원회가 배터리 납품사였던 LG에너지솔루션을 조사하기 위해 문서 제출을 요청했다.
앞서 니콜라는 배터리 연쇄 화재 사건이 발생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는데, 채권자위원회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 손해를 유발한 장본인이기 때문에 조사를 위한 문서 송달을 허가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州) 파산 법원에 따르면 니콜라 무담보채권자위원회(The Official Committee of Unsecured Creditors)는 LG에너지솔루션에 공식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제출명령서(subpoena)를 승인해 달라고 신청했다.
또 이 제출명령서를 헤이그 협약 절차가 아닌 이메일로 송달하는 것도 허용해 달라고 했다.
채권자위원회는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 셀 결함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을 조사하고자 한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니콜라 차량의 열폭주 현상을 초래했고 이로 인해 채무자들은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니콜라는 2021~2022년 사이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3년 6월 니콜라의 전기 트럭에서 배터리 화재사건이 일어났다. 니콜라는 자체 조사를 실시 했고, LG에너지솔루션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에서만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결론냈다.
결국 7월 양측은 계약 해지 및 상호 면책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양 당사자는 상호 간의 현재 및 미래 청구권을 포함한 모든 청구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바로 다음 달인 8월 니콜라 전기 트럭에서 또 화재가 발생했다. 니콜라는 자발적으로 209대의 전기 트럭을 리콜했다. 그러자 니콜라 측은 앞서 체결한 면책계약이 있음에도 LG에너지솔루션 측과 분쟁을 재개했다.
2024년 5월 니콜라는 LG에너지솔루션 측에 “배터리 결함으로 인해 총 10억달러의 손해를 입었다”고 통보했다. 니콜라와 LG에너지솔루션은 분쟁 해결을 위해 협의에 나섰으나 올해 2월 니콜라가 파산 신청을 하기 전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자 채권자위원회가 나서 니콜라가 보유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6월 채권자위원회 측은 LG에너지솔루션에 자료 공개를 청구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 측 변호사와 접촉했다. 양측의 협의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문서 송달은 반드시 헤이그 협약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헤이그 협약에 따라 공식적으로 송달이 된 이후 정보 공개 요구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채권자위원회는 시간 지연 우려에 난색을 표명했다.
헤이그 협약 절차에 따라 문서를 송달하면 정부 기관의 경유 절차를 밟기 때문에 통상 몇 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이에 법원이 허용하면 이메일 등의 대체 송달 방식도 인정 받는다.
이날 채권자위원회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니콜라 간의 계약, 열 폭주 사건 관련 자료, 배터리의 잠재적 결함과 관련한 정보를 LG에너지솔루션에 요청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사무실을 둔 기업이기 때문에 송달에 시간이 지체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파산 재판에서 채권 회수 절차는 신속한 증거 수집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송달 관련 협의가 실패했으므로 본 청구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정보 요구를 법원이 승인해달라”며 “이메일 방식을 대체 송달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