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무선충전 기술 특허침해로 애플 고소
용어 분쟁 정리한 '청구항 해석 진술서' 제출
재판부, 진술서 검토 후 공청회 열 전망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LS전선이 애플을 상대로 무선 충전 기술 특허 침해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소송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문서가 법원에 제출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북부 지방법원 샌프란시스코 지부에 따르면 LS전선과 애플은 ‘청구항 해석 및 사전심리 진술서(Joint Claim Construction and Prehearing Statement)’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앞서 LS전선은 지난해 12월 애플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가 된 특허는 미국 특허번호 8,013,568(이하 568)이다.
구글 특허(Google Patents)에 따르면 568 특허는 ‘비접촉식 충전 배터리 및 충전 장치, 배터리 충전 세트 및 그 충전 제어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2011년 발행됐다. 모든 권리는 LS전선이 갖고 있다.
이 특허에는 무선 충전에 사용되는 주요 기술이 담겼다. 전자기 유도 현상(패러데이 법칙)을 이용해 전력을 생성, 배터리를 충전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LS전선은 이 특허를 한국, 일본, 중국 등에도 출원했다.
LS전선은 애플의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 등 무선 충전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568 특허를 정면으로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LS전선 측은 “애플은 2017년 무선 충전기인 ‘에어파워’를 출시한다고 발표했으나 발열 문제가 발생해 프로젝트를 철회한 바 있는데, 이후 자체 기술 대신 568 특허를 도용해 무선 충전 제품들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특허 침해를 인지한 LS전선은 2019년부터 애플에 경고 서한을 보냈으나 명확한 해명이나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자 소송을 걸었다.

이날 법원에 제출된 공동 청구항 해석 및 사전심리 진술서는 향후 소송 결과를 판가름할 가장 중요한 문서다.
통상 특허 재판은 특허 공식 설명(청구항)을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침해 여부가 판가름 난다. 이 진술서는 청구항을 원고와 피고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주요 쟁점을 적시한다.
진술서에 따르면 청구항에 나오는 ‘at both ends(양쪽 끝에서)’라는 문구에 대해 애플은 “전단과 후단”이라는 좁은 의미로 해석하자고 주장한 반면, LS전선은 이를 일반적인 의미로 넓게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또 ‘a microprocessor(하나의 마이크로프로세서)’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애플은 “특정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단일 프로세서”라고 해석했지만, LS전선은 “특별한 제한 없는 일반적 의미의 마이크로프로세서”라고 맞섰다.
애플은 이러한 청구항 해석을 통해 자사 제품이 특허를 침해한 것이 아님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이 진술서를 검토한 후, 용어 해석을 결정하는 특허 소송 핵심 절차인 ‘마크맨 공청회(Markman Hearing)’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맨 공청회에서 양측의 용어 분쟁이 매듭지어지면 사실상 소송 승패는 판가름 난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 분쟁은 ‘글의 해석’이 좌우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토씨 하나로 결과가 나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진술서는 소송의 흐름을 결정하는 분수령”이라고 강조했다.
- [단독] 대한항공, 필리핀 세부 착륙사고 소송 본격화…“미국 관할 인정”
- [단독] 美 조비, 영업비밀 침해 피소…SKT 신사업 전략 차질 입나
- [단독] 박재범, 비방 영상 올린 유튜버 신원 받나…법원 “소환장 발행 승인”
- [단독] 넷리스트, 삼성전자 특허침해 소송 추가 제기…계속되는 ‘악연’
- 법무부 "美 메이슨에 746억원 지급 합의"
- [단독] ‘삼성합병 반대’ 美 메이슨, 韓 정부 소송 전격 취하
- [단독] 한온시스템 美 법인, 전직 女 HR 임원과 법적 공방
- [단독] “삼성·LG 가스레인지 경고 스티커 붙여라”…美제조협회, 위헌 소송 제기
- [단독] 한온시스템, 美 정부와 알루미늄박 관세 소송 패소
- 파산한 니콜라, LG엔솔에 화재사건 자료 제출 요구
- [Biz&Law] 美 오하이오주, 현대차·기아와 ‘기아보이즈’ 책임소송 합의
- [Biz&Law] 제네시스 G90에 ‘증거 없는’ 품질 소송…무슨 일?
- LS, 전력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기차 신사업도 시동
- LS전선, 교류·직류 겸용 배전 케이블 출시
- LS전선, 대만에 1600억원 해저케이블 공급계약 수주
- LS전선, 국제 기준 충족 중전압 내화 케이블 상용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