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4곳 중 3곳, IMA 인가 신청
올해 놓치면 2030년에나 진출 가능 전망

사진=KB증권
사진=KB증권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최근 투자은행(IB)을 지향하는 대형 증권사들이 금융지주사의 지원 등에 힘입어 종합투자계좌(IMA)인가 획득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유독 KB증권은 시장 진입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KB증권의 이같은 관망적인 움직임에 대해 IMA가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만큼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보고 우선 몸을 사리고 있다는 관측과 함께 강화된 운용조건에 견줄때 당장 취약한 재무 체력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초대형 IB 4곳(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KB증권) 중 유일하게 정부가 추진중인 연내 IMA 인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자기자본(8조원) 기준에 미달했던 NH투자증권도 지난달 9000억원대 유상증자를 통해 IMA인가 경쟁대열에 뛰어들었다. 현 자기자본 6조7200억원 규모인 KB증권은 아직까지 증자 등 자본 확충을 위한 별다른 계획을 가동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IMA인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증권가 평가이다.

시장에서는 IMA가 과거 발행어음과 같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한국투자증권이 단독 사업자였던 당시 8500억원이었던 발행어음 시장 규모는 올해 상반기 기준 44조3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가장 많은 발행어음을 발행한 곳은 17조9724억원 규모를 운용 중인 한국투자증권으로 업계에서는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운용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추산 중이다.

IMA는 발행어음 시장보다 운용의 규모나 활용처가 커 더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황금거위로 일반적으로 평가한다.

IMA는 기존 투자수요에 더해 은행권의 수신자금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IMA는 고객이 돈을 맡기면 증권사가 고객에게 예탁받은 자금을 통합 운용해 발생하는 수익을 나누는 상품이다. 고객들은 은행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되지만 이자는 고정 금리가 아니라, 증권사 운용 실적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에 더해 발행어음은 만기가 1년에 불과한 데 반해 IMA는 최대 7년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의 수신 기간 확대뿐 아니라 중장기 운용 부문 성과와 이익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초대형 IB들이 IMA 영업에 목을 매고 있지만 KB증권은 한 발짝 물러나 모양새다. 지난해 말 기준 KB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6조7200억원 수준으로 IMA 지정 조건은 8조원에 1조300억원이 모자란다. KB증권이 해마다 약 3000억~5000억원 수준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조건 충족은 2028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더해 지난 4월 금융위가 IMA 인가 조건을 강화하면서 기존 자기자본 8조원 규모 달성인 지정 조건이 내년부터는 연말 기준 2기간 연속 8조원으로 높아졌다. 이를 고려하면 KB증권은 2030년이 돼서야 IMA 시장에 진입할 수도 있다.

약화된 재무건전성이 KB증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증권의 순요주의이하여신(부실채권) 규모는 712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8451원 대비 감소했지만 2023년 이전의 100억원대 비해서 대폭 확대된 상황이다.

IMA의 경우 일단 운용자산의 5%를 의무적으로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이 내년부터는 발행어음 및 IMA 운용 비중을 기업금융 70%, 부동산 10% 이하, 모험자본 25% 이상을 못 박으면서 손실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도 부담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이와관련  “현재 IMA 인가신청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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