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PU 1000장 주문하면 1년 이상 걸려

엔비디아 일러스트. 사진=로이트/연합뉴스
엔비디아 일러스트. 사진=로이트/연합뉴스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이재명 정부가 국무회의서 2026년도 예산안을 의결한 가운데 인공지능(AI) 분야에 올해의 3배에 육박하는 10조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중 2조1000억원을 들여 AI 데이터센터 핵심인 그래픽 처리장치(GPU) 5만장을 조기 확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만 업계에서는 GPU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워낙 많아 엔비디아가 제때 공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은 AI 3강 도약을 견인할 인프라 투자와 기술 육성에 집중됐다. 정부는 해외 과학기술 인재를 유치하고, 기초연구 지원을 늘려 지난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무너진 연구 생태계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편성된 2026년도 예산안은 총 23조7000억원이다. 올해 대비 12.9%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중 R&D 예산은 11조8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21.6% 늘었고, 처음으로 10조원대를 넘겼다.

여기서 과기정통부의 내년도 AI 관련 예산은 5조1000억원인데, 정부의 총 AI 예산(10조1000억원)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 중 AI 산업 핵심 인프라인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구입 예산에 2조1000억원이 배정돼 GPU 1만5000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매년 꾸준히 GPU를 확보해 2030년까지 총 5만장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이를 구체화 하기 위해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 등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 대상으로 GPU 설치 가능 공간(규모) 등을 조사했다. 추가 GPU 구매를 위해서다.

정부가 내년 사들일 물량 대부분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B200이 될 확률이 높다. AMD, 인텔, 구글 등 빅테크를 비롯해 국내 기업에서는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도 GPU를 만들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GPU가 구동 소프트웨어가 잘 갖춰져 사용성이 좋기 때문에 엔비디아가 1순위다. 

다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 GPU는 ‘대란’에 가까울 정도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어 구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통상 기업이 엔비디아에 최신 GPU 1000장을 주문하면 1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안내받을 정도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와 정부 간 협상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엔비디아는 물량을 대량 주문하면 공급 우선권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5월 구체적 협의를 위해 미국 출장 중 엔비디아 관계자를 만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는 GPU 물량을 대량 신청하는 기업이나 정부에 공급 우선권을 주는 사례가 있긴 하지만 100%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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