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의제 부각, 공급망 논의 분수령 전망
글로벌 테크 수장들 초청, 한미 기술동맹 속도전
엔비디아·HBM 협력 구도, "시장 판도 흔들 듯"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AFP/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AFP/연합뉴스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달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글로벌 이슈가 쏟아지는 가운데 세계 기술 패권을 쥔 인물의 방한에 이목이 쏠린다.

◆테크 리더 총집결, 한미 협력 가속화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APEC 정상회의 참석 요청을 수락했다. 정부도 이를 공식화하며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는 ‘경제 발전을 위한 AI’로, 황 CEO는 AI 관련 세션을 직접 주재할 예정이다.

정부는 황 CEO 외에도 샘 올트먼 오픈AI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팀 쿡 애플 CEO 등 글로벌 테크 업계 주요 인사들과 참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황 CEO의 한국 방문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그는 중국·일본·대만을 연이어 찾았지만 한국은 방문하지 않았고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처음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슈퍼컴퓨터에 최적화된 반도체 칩을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2030년까지 고성능 GPU 5만 장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황 CEO의 참석으로 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국 간 반도체 수출 제한과 AI 규제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회의가 공급망 협력 논의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황 CEO를 APEC 최고경영자회의에 직접 초청한 사실도 확인됐다.

업계는 황 CEO가 APEC 이후 SK하이닉스 이천·청주 공장과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을 방문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AI 반도체 판도 흔드는 기업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4조달러(약 5568조원)를 넘어선 AI 시대의 상징적 기업이다.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의 핵심인 GPU·가속기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제한될 만큼 수요가 폭증했다. 황 CEO는 지난 한미 정상회담 이후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포옹하며 협력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반도체 공급망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을 대량 공급하며 올 상반기 D램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지 않았지만 올해 안으로 품질 검증을 마치고 협력을 시작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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