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현대차 등 주요 기업 크게 앞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영업익 격차 확대
투자 결단으로 HBM 경쟁력·수출 성과

사진=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많은 법인세를 낸 기업은 SK하이닉스였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개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2조7717억원을 납부해 납세 규모 1위에 올랐다.

이는 2위 기아(9089억원)의 세 배를 넘는 수준이다. 상반기 영업이익 16조6000억원으로 국내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세수 기여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낸 셈이다.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핵심 반도체로 꼽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시장을 선점한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연결 기준 공시는 해외 자회사 납부액이 포함돼 이번 분석은 국내 납부 세액을 추산하기 위해 별도 기준 자료를 활용했다. SK하이닉스는 별도 기준으로 상반기 매출 35조4000억원, 영업이익 15조2000억원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16조6000억원으로 삼성전자(11조3000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법인세 1위 기업도 실제로는 한국은행이 아닌 SK하이닉스였다는 사실이 이번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 21조3000억원, 법인세 3조6000억원을 납부하며 1위였다. 뒤를 이어 현대차(3조430억원), 한국은행(2조5782억원), 기아(2조825억원), 현대모비스(5351억원) 순이었다.

SK하이닉스의 납세 규모는 글로벌시장 지배력 강화와도 직결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글로벌 D램시장 점유율 39.5%로 1위를 기록했다. 1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친 데 이어 격차를 더 벌렸다.

상반기 국내 반도체 수출액(733억달러)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데에도 SK하이닉스의 기여도가 크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는 최태원 SK 회장의 대규모 투자 결단과 미래를 보고 HBM 개발에 나선 과감한 의사 결정이 있었다고 재계는 평가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한 포럼에서 "SK가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과감하게 미래 투자를 이어간 덕에 오늘날의 HBM 신화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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