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바이오·클린테크 인재 전면 배치
삼성·SK, 성과주의 인사, 젊은임원 발탁
현대차, 40대 중심 미래 기술 리더 선임

사진=서울와이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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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재계 정기 인사 시즌을 앞두고 4대 그룹의 세대교체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조직 안정뿐만 아니라 젊은 인재 발탁을 통한 체질 개선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먼저 인사를 발표한 LG그룹은 미래 전략을 반영한 과감한 세대교체로 주목받았다. 신규 임원 가운데 23%를 인공지능(AI)·바이오·클린테크 등 신성장 사업 부문에서 선발했다. 

1980년대생 젊은 연구인력 3명이 AI 분야 임원으로 발탁되며 눈길을 끌었다. 차세대 성장 동력을 위한 인재 확보가 곧 경쟁력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29일 정기 인사에서 총 137명을 승진시켰다. 상무급 승진자는 92명으로 전년보다 15명 증가했다.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기술 성과를 입증한 젊은 엔지니어들이 대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성과주의 원칙이 더욱 강화되면서 세대교체 속도도 빨라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의 왓슨 지분 매각 검토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투자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사진=SK그룹 제공

SK그룹의 정기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곳은 SK하이닉스였다. 신규 임원을 전년 12명에서 33명으로 두 배 이상 늘리며 세대교체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에게 기회를 부여해 고객 수요와 기술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늦게 인사를 발표했지만 규모와 세대교체 강도 모두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 73명, 기아 43명, 현대모비스 20명 등 총 239명이 승진했고 신규 선임 임원 가운데 64%가 40대였다. 발탁된 인재들은 기존 차량 개발 부문뿐 아니라 로보틱스, 전동화, 수소 등 미래 기술 분야 전반에 걸쳐 배치됐다.

관세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둔화, 기술 경쟁 격화 등 대내외 리스크가 겹치면서 재계의 시선은 빠르게 변화를 이끌 차세대 리더로 향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와 혁신을 동시에 낼 수 있는 젊은 리더십이 절실하다”며 “올해도 세대교체 기조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인사 시기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조기 인사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각 그룹이 처한 환경이 다르고 인사를 서두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다만 공통된 흐름은 다른 시기에 인사를 단행했지만 젊은 인재 발탁과 미래 기술 부문 강화라는 기조는 일관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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