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년간 6만명·현대차 내년 1만명 검토
李대통령 청년고용 주문에 화답...인재채용 '속도'
미래산업 경쟁력 확보 위한 전략적 선택

지난달 16일 오후 경북 구미시 복합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춘하추동 취업 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회사별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경북 구미시 복합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춘하추동 취업 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회사별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채용 계획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청년 채용 확대를 주문한 지 이틀 만에 재계가 빠르게 화답하는 모양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포스코, 한화, HD현대, 신세계 등 10대 그룹을 중심으로 신규 채용 계획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채용은 인공지능(AI),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신성장동력 분야 인재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은 앞으로 5년간 6만명(연간 1만2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바이오, AI 등 미래 성장사업에 인력을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4대 그룹으로,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9개 계열사가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청년 7200명을 신규 채용하는 데 이어 내년에는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채용은 전동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등 미래차 핵심 분야와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에 집중된다. 인턴십과 산학협력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SK는 올해 8000여명을 뽑는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2일부터 하반기 신입사원 모집에 나서고 반도체 설계·소자·연구개발(R&D) 분야에서 세자릿수 규모 채용을 진행한다. 그룹 차원에서는 정기 공개채용과 수시 채용을 병행한다.

LG그룹은 앞으로 3년간 1만명을 채용한다. 이 가운데 신입 채용 규모는 7000명 수준이다. 포스코그룹도 5년간 1만5000명을 고용할 계획으로 연간 3000명꼴이다. 올해 이미 2600명을 뽑았고 앞으로 안전·AI·R&D 분야에서 채용을 늘릴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하반기에 방산·우주·조선·해양·금융 등 전략사업에서 3500명을 채용한다. 상반기(2100명)보다 1400명 늘어난 규모다.

HD현대는 올해 1500여명을 포함해 2029년까지 총 1만명을 신규 채용한다. 친환경 기술, 디지털 솔루션, 수소·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 분야 인력 확보에 집중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10개 계열사에서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기업들의 채용 확대는 청년고용 활성화를 강조한 대통령의 주문 이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청년 고용 문제 해결에는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신입 채용 기업에 대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삼성은 예정된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며 “20년, 30년 후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신규 고용은 정부 요구에 대한 화답일 뿐 아니라 AI·반도체·바이오 등 미래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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