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 등 양국 경제인 총출동
조선·원전·車·항공·에너지 등 분야 협력
5개 분야 11개 계약·MOU 체결 구체화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함께 방미한 한국 경제인들도 이에 발맞춰 1500억달러(약 20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 경제사절단은 전략산업인 반도체를 필두로 자동차,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협력, 전략 광물 공급망 구축 등 한국 산업계가 자랑하는 최고 수준의 카드를 내놓으며 한·미 협력에 힘을 실었다.
◆한국 주요 경제인 총출동...젠슨 황 등장
이날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총수 14명과 전문경영인 등 총 16명이 참여한 경제사절단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한·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우리 측 주요 참석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이재현 CJ 회장, 구자은 LS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다.

미국 측에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공동 회장, 스테퍼니 포프 보잉 CEO, 사미르 사맛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부문 사장을 비롯해 반도체, 자동차, 인공지능(AI), 방위산업, 금융 등을 대표하는 기업인 21명이 참석했다.
특히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인 엔비디아의 황 CEO, 세계 3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그룹의 루벤스타인 회장이 등장한 것을 두고 ‘기대 이상의 거물이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자리에서 한·미 기업인들은 ▲첨단산업(반도체·AI·바이오 등) ▲전략산업(조선·원전, 에너지·방산 등) ▲공급망(모빌리티·배터리·핵심소재 등) 분야로 나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양측 참석자들은 ‘한·미 협력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데 뜻을 모으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한·미 경제·기술 동맹을 굳건히 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행사 기조연설에서 “양국 기업인들이 한미 협력의 중추”라며 “과거 미국이 한국의 초고속 성장에 기여하였듯 제조업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대한민국이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를 달성할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양국 기업들이 협업할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며 “한미 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기 위해 기업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정부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대 그룹, 미국 투자 확장…한·미 협력 신기원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은 총 150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이재용 회장은 2030년까지 370억달러(약 51조4000억원)를 투자하는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에 더해 추가 설비 투자, 미국 반도체기업과의 협력 방안 등을 제시했다. 삼성중공업의 대미 조선 투자 계획도 밝혔다.
이 회장과 최태원 회장, 황 CEO는 반도체·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I 산업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주요 생산자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임에 따른 것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양사로부터 HBM을 공급받아 AI칩을 제조한다.

최 회장은 배터리와 반도체 관련 추가 투자 계획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4000억원)를 투자해 차세대 HBM 생산을 위한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다. SK온도 미국에서 단독 공장 두 곳을 운영하고 있어 추후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 SK하이닉스, SK텔레콤과 펭귄 솔루션스는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공동 연구개발(R&D) 및 사업을 추진한다.
펭귄 솔루션스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대표 기업으로, 대규모 AI 클러스터 구축 노하우를 가진 전 세계에서 몇 안되는 기업으로 인정 받고 있다. 이번 라운드 테이블에 마크 아담스 팽귄 솔루션스 CEO가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월 백악관을 방문해 공개한 210억달러(약 29조원) 규모 투자 계획에서 50억달러(약 6조9000억원)를 추가해 총 26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에 추가된 50억 달러는 미국 내 로봇 공장 신설과 자동차 생산능력 등 기존 발표했던 각 부문의 투자액 확대로 이어질 계획이다. 다만 로봇 공장 신설과 관련한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구광모 회장은 배터리, 가전 등 주력 사업과 관련한 미국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에서 연간 6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테네시주에 건설 중이며, LG전자도 테네시주 클락스빌 공장 인근에 5만㎡ 대규모 창고를 조성하고 있다.
LG그룹은 지금까지 252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5개 분야 11개 계약·MOU 체결
라운드 테이블 직후 김정관 산업통상부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참석하에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계약 및 양해각서(MOU)’ 체결 행사가 개최됐다.
조선분야는 HD현대, 한국산업은행과 서버러스 캐피탈이 미국과 동맹국의 해양 역량을 재건·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펀드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삼성중공업과 비거 마린 그룹은 미국 해군의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조선소 현대화와 선박 공동 건조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MOU를 맺었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두산에너빌리티, X-에너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설계, 건설, 운영, 공급망 구축, 투자와 시장확대 협력에 관한 4자간 MOU를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미국 민간 에너지 개발사업자인 페르미 아메리카는 미국 텍사스 주(州)에 공급할 대형 원전과 SMR 기자재 관련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MOU를 협약했다.
또 한수원, 삼성물산과 페르미 아메리카는 첨단 에너지 복합센터 건설 협력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한수원과 미국 우라늄 농축 공급사인 센트러스는 우라늄 농축설비 구축 투자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항공 분야에서는 대한항공이 보잉으로부터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를 신규 도입한다. GE에어로스페이스와 엔진 구매,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LNG 분야에서 가스공사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트라피구라 등과 2028년부터 약 10년간 미국산 LNG를 주요 기반으로 하는 연 330만t 규모의 중장기 LNG 도입을 계약했다.
핵심광물 부문에서 고려아연은 글로벌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이를 위해 고려아연은 약 14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 공장 착공에 돌입한다. 2027년 하반기 시운전 후 2028년 상반기 상업가동한다.
이 공장은 연간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을 게르마늄 메탈 환산 기준으로 약 10t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과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으로 대한민국 공급망 안정화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며 “전략광물과 희소금속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자원 주권과 국익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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