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지연 납득 못 해" vs 우원식 "협의 결과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우원식 의장과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우원식 의장과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다시 불붙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당사자로 지난해 12월4일 새벽 비상계엄 해제 표결 당시의 긴박했던 장면이 9개월여 지난 지금 다시 정치권의 쟁점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한 전 대표는 우 의장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회의장에 오는 걸 기다리기 위해 표결을 지연했다는 것이고 이에 우 의장은 국회 회의시간은 교섬단체 대표들 협의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라며 한 전 대표의 주장을 일축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지난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시 국회 본회의장의 긴박했던 정황을 장문의 글로 남겼다. 

그는 “계엄해제 표결을 막기 위해 중무장한 특수부대 계엄군이 본회의장 문 앞까지 도달해 진입을 시도하고 있었고 체포조까지 활동 중이었다”며 “그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정족수가 채워졌음에도 국회의장이 수십 분간 표결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제든 계엄군이 본회의장에 들이닥칠 수 있었고 의원들이 끌려나가면 계엄 해제는 불가능해지고 유혈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표결이 지연된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우리 당 의원들이 의장에게 즉시 표결을 요구했고 민주당 의원들도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는데, 그 영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SNS를 통해 한 전 대표 주장에  “알고도 사실을 왜곡하는 거라면 명예훼손”이라고 직격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은 SNS를 통해 한 전 대표 주장에  “알고도 사실을 왜곡하는 거라면 명예훼손”이라고 직격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하루 전 우 의장의 반박에 대한 대응이었다. 앞서 한 전 대표가 “우 의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도착할 때까지 의도적으로 기다렸다”고 지적하자, 우 의장은 “국회의원을 안 해봐서 그렇다”고 일축한 바 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국회의원 해보고 안 해보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옳은 판단을 하는 게 더 중요했다”고 맞받았다.

우 의장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SNS를 통해 “국회의장이 회의 시간을 정하는 건 독단이 아니라 교섭단체 대표들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일”이라며 “당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협의 끝에 새벽 1시로 개회를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알고도 사실을 왜곡하는 거라면 명예훼손”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 전 대표는 다시 SNS를 통해 “그날 표결이 지연된 진실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며 “추 원내대표가 끝내 동의하지 않았다면 아예 표결을 미루려 했던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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