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냐, 안전이냐"… 중국 관광객 무비자 입국 논쟁 격화
나경원 "무비자 연기해야"·고민정 "극우 프레임" 맞불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관련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충돌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관련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충돌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부딪쳤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과 정면 충돌했다. 쟁점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문제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였다. 이 사고로 행정망이 마비되자 나 의원은 “국민 신원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비상상황에서 수십만 명의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건 위험하다”며 정책 연기를 주장했다. 

특히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고민정 의원을 직접 겨냥, “중국인 무비자 반대한 제주도민 73%도 거대망상 극우로 몰아붙이나”라고 날을 세웠다.

고민정 의원은 곧장 맞받아쳤다. 그는 “특정 국민을 불안 요소로 지목하는 건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를 바탕으로 한 극우의 전형”이라며 나 의원의 주장을 비판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나 의원이 “국민 신원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비상상황에서 수십만 명의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건 위험하다”는 주장하자, 극우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나 의원이 “국민 신원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비상상황에서 수십만 명의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건 위험하다”는 주장하자, 극우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대림역 인근에서 극우 집회를 벌이며 학생들을 위협하는 이들과 다를 바 없는 논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나 의원은 통계까지 들며 반격했다. “제주 무사증 입국 뒤 귀국하지 않은 불법체류자가 1만명이 넘고, 이 가운데 93%가 중국인”이라며 “일부는 제주를 빠져나와 내륙에 불법 체류 중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반박했다. 

또 나 의원은 “정부 시스템이 멈춰선 비상상황에서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자는 게 어떻게 극우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비자 절차를 간소화하면서도 최소한의 안전 장치는 필요하다”며 “국가 전산망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비자 입국을 보류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고 의원은 “국민 불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극우 프레임은 위험하다”고 맞서 갈등의 불씨를 키웠다.

국가 전산망 화재 사태와 맞물린 중국인 무비자 입국 문제는 여야의 새로운 충돌 지점으로 급부상했다. 논쟁은 단순한 제도 논의를 넘어 외국인 정책과 혐오 담론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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