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로그 31개월 '해외 체크 1위'… 독보적 성장세 과시
법인 회원 최대 폭 증가 견인, 리스크 관리로 내실 성장 가속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하나카드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하나카드

[서울와이어=박동인 기자]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글로벌 여행금융과 기업카드 부문을 양축으로 한 ‘투트랙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취임 첫해임에도 하나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중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 트래블로그 1000만 돌파 가속…해외 제휴·앱 개편으로 경쟁력 강화

1965년생인 성 사장은 진주동명고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EMBA)을 이수했으며 1990년 상업은행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1993년 하나은행으로 옮긴 뒤 가산디지털·남산 지점장, 여신관리부, 인천중기업금융본부 등을 거치며 기업여신과 현장영업을 두루 경험했다.

2015년 외환사업부장과 2020년 경기영업본부장, 2021년 외환사업단장으로서 무역·환리스크 관리와 해외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2022년에는 CIB그룹장으로 승진해 대기업·투자금융을 총괄했다. 2023년에는 하나금융지주 그룹CIB부문장과 하나증권 IB그룹장을 겸직해 ‘은행–증권–카드’ 협업을 이끌었고, 2025년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성 사장은 취임 이후 하나금융그룹의 대표 해외여행 서비스인 트래블로그를 핵심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 그는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제휴 확대, 상품 다각화 등의 전략을 주도했으며 고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개편도 추진해왔다. 뿐만 아니라 다중 통화 환전 내역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전용 홈 화면 신설과 카드 분실 신고·일시정지 등 주요 기능도 간소화했다. 이를 통해 고객이 환전과 결제, 관리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가능하도록 했다.

이같은 성 사장의 전략 아래 2022년 7월 출시된 트래블로그의 가입자 수는 10월 기준 900만명을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매 3~4개월마다 10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누적 환전액은 4조5000억원을 돌파했으며 해외 체크 점유율은 31개월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라면 연내 1000만명 달성도 무난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성영수(앞줄 오른쪽 두번째) 하나카드 대표이사가 임직원들과 트래블로그 3주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카드
성영수(앞줄 오른쪽 두번째) 하나카드 대표이사가 임직원들과 트래블로그 3주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카드

이와 더불어 트래블로그의 글로벌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성 사장은 지난달 ‘트래블로그 외화통장’을 출시해 하나머니·하나은행·하나증권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외화 하나머니를 수수료 없이 충전하거나 환급할 수 있으며 예금이자를 받으면서 해외주식 투자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성 사장은 “외화통장은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모은 결정체”라며 “1000만 가입자를 앞둔 트래블로그와 한국 대표 외국환 은행인 하나은행 전통의 주식 명가 하나증권을 연결한 게 뜻깊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장세는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하나카드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5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31억원) 대비 11.7% 감소했지만,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102억원으로 그룹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여전히 견조한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성 사장은 “올 연말 1000만 회원이 더 쉽고 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 전 세계 어디서나 (트래블로그를) 이용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가대표 해외여행서비스로 트래블로그 브랜드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 기업카드 성장·내실영업 강화…AI 혁신으로 경쟁력↑

성 사장은 또 하나의 성장 축으로 법인(기업)카드 부문 강화에 나섰다. 지난 5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법인신용카드 회원 수는 25만1000명으로 2024년 말(약 24만5000명) 대비 6000명 증가했다. 이는 전업 카드사 중 법인 회원수 증가 폭이 가장 큰 수준이다.

이 같은 결과는 내수 부진과 중소기업 폐업 증가로 카드업계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성 사장이 주도한 전략적 조직 개편의 성과로 평가된다. 그는 영업그룹장과 기업본부장을 겸직하는 체제로 전환해 의사결정 단계를 단축하고 현장 중심의 빠른 영업 대응 구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침체된 시장에서도 신규 법인 회원을 확대하며 실질적 영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성 사장의 혁신 리더십은 인공지능(AI) 활용 가속화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성 사장은 AI를 ‘고객 경험 혁신’의 핵심 수단으로 규정하고 업무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 고객들의 금융 접근성 개선을 위해 도입한 AI 기반 ‘외국어 채팅상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상담사가 한국어로 응대하더라도 AI 번역 솔루션이 고객의 자국어로 실시간 통역을 지원함으로써 언어 장벽 없이 누구나 편리하게 금융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완벽하게 구축했다.

사진=하나카드
사진=하나카드

뿐만 아니라 내부 업무에서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하나카드가 자체 개발한 AI 카피라이터 '카피고(GO)'는 마케팅 문구를 자동 생성해 실무자들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온라인 여론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긍정·부정 감성을 분석하는 '소식봇'을 도입해 시장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파악하고, 서비스 개선에 반영하는 현장 중심의 빠른 피드백 시스템도 구축했다.

성 사장은 임직원들이 자율적으로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카드 승인 심사와 부정거래 탐지, 고객 데이터 분석 등 주요 프로세스에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의사결정 속도와 정확도를 높였다. 단순 반복 업무는 자동화하고 영업 인력은 고부가가치 고객 관리에 집중하도록 구조를 전환했다.

성 사장은 “미래 금융 환경에서 AI와 디지털 기술은 성장을 이끄는 핵심 무기”라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강화로 어떤 외부 충격에도 흔들림 없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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