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 지위 탈환 임무 맡아
화재 사건으로 치명타… 국감 불리기도
브랜드 가치 개선 총력… 사회공헌 강화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벤츠)를 이끄는 마티아스 바이틀(Mathias Vaitl) 대표이사 사장은 한국 수입차 시장 주도권을 탈환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았다.
2015년부터 8년간 유지했던 수입차 1등 타이틀을 내준 벤츠는 바이틀 사장 주도로 브랜드 가치를 회복하고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급차 가치에 집중하는 한편, 투명한 판매망 구축과 사회공헌활동에 나선다.
◆8년간 부동의 1위 뺏긴 벤츠… ‘역대급 위기’
바이틀 사장은 2023년 9월 대표이사 선임 당시 BMW에 빼앗긴 왕좌 타이틀을 탈환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는 2005년 벤츠 모회사 다임러AG의 체코 법인 딜러 네트워크 비즈니스 매니저로 경력을 시작해 다임러AG 본사 글로벌 비즈니스 매니지먼트 담당을 거쳐 2011년부터 2년간 벤츠 중국 지사에서 근무했다.
이후 2015년부터 2023년까지 벤츠 독일 본사에서 세일즈 매니지먼트 총괄, 디지털 서비스 총괄 등 요직에서 마케팅·서비스 관리를 맡았다. 그는 벤츠에서만 20년 가까운 근속을 통해 글로벌 유통망과 시장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벤츠의 핵심 시장 중 하나인 한국으로 왔다.
벤츠는 한국에서 2015년부터 판매량 1위를 지켜온 만큼 수입차 업계에서 벤츠 한국 법인장은 ‘꽃길’이 예약된 수순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바이틀 사장이 부임한 2023년 말 벤츠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당장 그해 연간 판매량 성적에서 BMW(7만7395대)에 벤츠(7만6697대)는 698대가 뒤처지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각각 7만3754대와 6만6400대를 판매하며 7354대로 격차가 벌어졌다.

벤츠는 2022년 8만976대를 판매하며 정점을 찍었으나 불과 2년 만에 약 1만5000대가 줄어든 것이다. 또 올해 상반기(1~6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3만2562대를 판매했음에도 BMW(3만8282대)에 밀려 1위 탈환에 실패했다.
벤츠 코리아 실적도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도 7조9375억원에서 5조6883억원으로 급감했고 영업이익(1575억원)은 전년 대비 34.2% 감소했다.
벤츠의 부진은 복합적이지만 업계에서는 ‘품질 신뢰’가 깨진 점이 결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가장 치명적이었던 사건은 지난해 8월 인천광역시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EQE 350’ 차량에 화재가 나 대형 사고로 번진 일이다.
이 사고로 인해 바이틀 사장은 같은 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전기차 공포증에 대해 엄중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벤츠는 전기차 공포 극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고객과 미래 고객들이 차량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 경주하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주력 모델인 ‘E클래스’, ‘S클래스’의 파급력이 이전보다 덜하기도 했다. 벤츠의 주력 상품이자 플래그십 세단의 선두 주자인 S클래스는 올 상반기 BMW 7시리즈에 판매량이 추월당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는 여러 품질 이슈로 브랜드 신뢰 복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한때 소비자들 사이 ‘차는 벤츠’라는 말도 있었지만, 현재는 BMW·테슬라 등과 경쟁이 치열해지며 소비자들도 무조건 벤츠를 고집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위기 대응 능력 발휘할까… 브랜드 가치 개선 박차
바이틀 사장은 벤츠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진 고급차 본질에 집중하는 한편, 투명한 판매망을 구축해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각종 사회공헌활동으로 이미지 개선에 나선다.
위기 탈출의 왕도는 결국 한국에서 벤츠의 브랜드 가치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바이틀 사장은 지난 7월 서울 압구정에 세계 최초로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을 열며 최고급 시장에서의 벤츠가 가진 위상을 업계에 상기했다. 마이바흐는 벤츠의 최고급 사양으로, ‘울트라 럭셔리’를 표방하는 벤틀리, 롤스로이스와 경쟁하기 위해 운영하는 라인업이다.

바이틀 사장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1만명 이상의 고객이 메르세데스-마이바흐를 선택해주신 덕분에 한국은 마이바흐 브랜드의 글로벌 핵심 시장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은 소중한 고객분들의 기대를 뛰어넘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틀 사장은 판매 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리테일 오브 더 퓨처’라고 명명된 온라인 직판제 도입을 확정했다. 구매 과정을 간소화하고 고객에게 최적의 가격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벤츠코리아가 직접 딜러사 대신 차량 재고를 관리하고 판매 가격을 결정하게 된다.
바이틀 사장은 이 판매 방식을 벤츠의 ‘미래 전략’중 하나로 소개하며 “고객에 최적의 가격을 제시하고, 고객은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매력적인 가격에 샀다고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딜러도 재고 보유 부담과 서류 작업 등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최고의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 의장을 맡아 각종 기부·봉사 등 각종 사회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벤츠가 부산에서 지난 4월 개최한 ‘기브앤 레이스’에는 누적 12만여명이 참여해 66억원을 모금했다.

또 지난해에는 10억원을 모금해 아동보호전문기관 설립에 투입했고, 탄소 중립 실천 프로그램 ‘그린플러스’, 어린이 안전 프로그램 ‘모바일 키즈’ 및 취약 계층 나눔 활동 등 각종 사회 공헌 사업을 론칭했다. 벤츠가 신뢰성 위기를 맞은 국면에서 ‘콧대 높은’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행보다.
한편 지난달 취임 2주년을 맞은 바이틀 사장은 “한국은 글로벌 럭셔리 시장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수준이 높고 이런 곳에서 제가 메르세데스-벤츠를 대표해 한국 고객분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한국에서 벤츠의 목표는 시장 판매 1위가 아니라, 고객 만족도에서 1위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고객들이 벤츠를 타면 다르다고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브랜드의 가치를 가능한 한 더 많은 분이 느껴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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