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향한 섬세한 외교 코드 해석 내놔
"신라왕관보다 덜 화제지만 의미는 더 크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황남빵 선물 외교’와 관련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치켜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황남빵 선물 외교’와 관련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치켜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황남빵 선물 외교’와 관련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빵 한 상자에 담긴 외교적 메시지를 ‘왕(王)’이 아닌 ‘황(皇)’의 상징으로 해석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비대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이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게 신라 금빛 왕관(국보 제188호 지증왕 왕관 추정)을 선물한 것에 비해 시진핑 주석에게 황남빵을 선물한 건 화제가 덜 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상징성은 신라왕관 못지않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황남빵이 경주 황남동(皇南洞)에서 비롯된 점을 짚으면서 “‘황남’이라는 지명에는 황제의 ‘황(皇)’ 자가 들어간다”며 “왕보다 황이 훨씬 권위 있고 위엄 있는 글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 주석 또는 중국인들이 ‘황(皇)’이라는 글자를 자연스레 인식하게 될 것을 고려했을 수도 있다”며 “영리하고 상징적인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또 조 위원장은 “경주를 찾는 중국 관광객들의 황남빵 구매를 촉진하는 효과까지 노렸을 것”이라며 “경제적 감각과 외교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은 일석이조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의 글은 단순한 선물 교환을 넘어, 외교적 디테일을 읽어내려는 해석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앞서 정부는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주석 일행에게 ‘맛을 보시라’며 황남빵 200상자를 전달했다.

이후 시 주석은 회담 석상에서 “황남빵, 맛있더라”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짧은 인사였지만, 현지 기자단과 외신 카메라 앞에서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지난 1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보다 전통적인 선물 교환이 오갔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본비자나무로 만든 최고급 바둑판과 나전칠기 자개 원형쟁반을 선물했다. 시 주석은 샤오미 스마트폰 2대와 옥으로 만든 붓과 벼루 세트로 화답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 대통령의 즉흥적인 한마디였다. 시 주석이 샤오미15 울트라를 건네자, 이 대통령은 “통신 보안은 되냐”고 웃으며 물었고 시 주석은 “뒷문(백도어)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라”고 응수했다.

외교석상에서는 흔치 않은 ‘디지털 유머’였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이면에는 복합적인 메시지가 깔려 있던 것으로 본다.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 구도 속 한국이 중재자이자 파트너로 어떤 외교 균형을 취할지를 암시한 순간이었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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