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내부서도 "언어의 무게 가볍게 본 해명" 비판 목소리

이준우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한동훈 전 대표를 총으로 쏴 죽이겠다’는 폭언 의혹에 대해 “친구끼리 왕왕 있는 농담일 수 있다”는 취지로 옹호한 발언 관련 논란이 확산 중이다.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준우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한동훈 전 대표를 총으로 쏴 죽이겠다’는 폭언 의혹에 대해 “친구끼리 왕왕 있는 농담일 수 있다”는 취지로 옹호한 발언 관련 논란이 확산 중이다.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이준우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한동훈 전 대표를 총으로 쏴 죽이겠다’는 폭언 의혹에 대해 “친구끼리 왕왕 있는 농담일 수 있다”는 취지로 해명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변인은 전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법정 증언과 관련 “우리가 친구들끼리 있다가도 이런 종류의 얘기를 많이 한다”며 “총 얘기는 안 하더라도 ‘너 진짜 죽는다’ 이런 말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웃끼리 싸움할 때나 실제 싸움할 때도 농담 섞인 표현으로 할 때가 있다”며 “그런 맥락에서 나온 이야기와 실제 위협 발언은 완전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본인이 이미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그 입장에 힘을 싣고 사실관계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이 대변인은 곽 전 사령관의 진술 신빙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본인이 불리한 입장에 몰리면 감정을 담아 없던 말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며 “비상계엄 사건 이후 민주당 의원을 찾아가고 유튜브에서 눈물을 흘리며, 민주당에 유리한 증언을 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전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법정 증언에 대해 "친구끼리 농담 섞인 표현으로 할 때가 있다”는 취지로 해명해 논란을 낳았다.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 대변인은 전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법정 증언에 대해 "친구끼리 농담 섞인 표현으로 할 때가 있다”는 취지로 해명해 논란을 낳았다.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앞서 곽 전 사령관은 지난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일 국군의날 행사 후 술자리에서 한 전 대표 등 일부 정치인을 호명하며, ‘내 앞으로 잡아오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곽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는 한동훈 이야기를 했다는 정도만 진술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오늘 재판에서 그 얘기를 부정했기에 더 이상 숨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발언은 비상대권 이야기를 하는 맥락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당시 식사 자리가 사전에 예정된 자리가 아니었고 가볍게 마시는 자리였는데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건 부적절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담하고 비통하다”는 짧은 입장문을 남기며, 감정을 드러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변인의 “농담일 수 있다”는 표현이 사안의 심각성을 희석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야권 내부에서도 “언어가 가진 폭력의 상징성을 너무 가볍게 다뤘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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