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혁신·우리공화당·자유통일당 등과 연대 가능성 공식화
지지율 20%대 정체 속 극우 결집 전략, 곳곳서 우려 목소리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지지층 단결 vs 보수 급진화' 갈림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비리 항소 포기 규탄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비리 항소 포기 규탄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극단적 우파 성향 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보수 진영 내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지난 16일 보수 유튜브 채널 ‘이영풍TV’에 출연해 “이재명 정권의 사회주의·독재화 시도를 막기 위해 우파는 대동단결해야 한다”며 “지금은 누가 옳고 그르냐를 따질 때가 아니라 정권 폭주를 저지하기 위한 전선을 넓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실상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자유와혁신, 조원진 대표의 우리공화당,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 등 극우 보수 정당과의 연대를 내년 지방선거 카드로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발언이 갑작스러운 즉흥적 메시지가 아니라고 본다. 이미 장 대표는 지난 12일 대장동 항소 포기 반발 집회 현장에서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서 싸우자”고 외치며, 거리의 강성 보수층을 직접 향해 손을 내민 바 있다. 

이에 앞서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면회를 갖고 “정권 수호를 위한 대여투쟁에 최전선에서 역할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강조하면서, 스스로를 ‘보수 결집의 상징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 공기는 싸늘하다. 당내 한 관계자는 “극단적 우파 정당과의 연대라는 말 자체가 국민의힘이 그동안 분투해온 중도 확장 전략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부정선거 음모론, 계엄 정당화 주장은 이미 사회적으로 단죄가 끝난 사안”이라며 “그들과 공개적으로 손잡겠다는 메시지는 당 전체에 씻기 힘든 오명만 남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중요한 정치적 분기점마다 당의 투쟁 동력을 끊어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타이밍에 보수 전체를 극단화 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직격했다. 

당 지도부 일각에서도 장 대표의 행동이 “지지율 정체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기보단 강성 보수층의 비토를 의식한 정치적 생존 전략에 가깝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장 대표는 반발에 정면 대응했다. “특검이 인권을 짓밟고 법치를 파괴하고 있는데, 이를 비판하는 것이 왜 잘못인가”라며 “우리는 공포 정치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과 손을 잡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오히려 반대 의견을 내는 당내 인사들을 향해 “이재명 정권과 검찰의 야합에 동조하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발언은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는 효과가 크지만, 보수 지형 내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뒤따른다. 정치권은 물론 여론의 시선도 곱지 않다. 

실제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오름세를 보이는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하락세에 묶여 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극우 연대 전략은 결국 중도·수도권 유권자에게 ‘국민의힘은 여전히 과거에 갇힌 정당’이라는 인식을 각인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장 대표는 방향을 바꿀 기미가 없는 모습이다. 그는 “지금은 무너지는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모든 세력이 함께 해야 하는 역사적 시점”이라며 “누가 우리 편인지, 누가 투쟁의 길에 함께할 수 있는지 국민은 이미 알고 있다”고 단언했다. 

당내에서는 “이대로면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승부의 중심을 스스로 포기하는 꼴이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결국 장동혁 대표가 꺼낸 극우 연대 카드는 단순한 외연 확장 전략이 아닌 보수 정치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정면 충돌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불과 반년여 앞둔 시점에서 국민의힘은 현재 강성 보수 결집이냐, 중도 재확장이냐라는 운명적 기로에 서 있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오는 등 장 대표의 위험한 선택이 당내 안팎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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