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살아야 대한민국 산다" 국민의힘 지도부, 대한상의 방문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과 주요 기업인들을 만나 현 정부의 규제 환경을 정면 비판하면서 “성장 중심의 규제 혁파”를 최우선 국정 방향으로 제시했다.
앞서 소상공인 간담회, 중견기업 간담회에 이어 대한상의를 찾은 것은 세 번째 기업 친화적 행보로 국민의힘이 경제·민생 의제를 중심 축으로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에서 최태원 회장을 향해 “경주 아시아태평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을 역대 최대 규모로 이끌어 대한민국을 글로벌 경제의 중심에 세웠다”며 “기업이 뛰어야 나라의 품격도 높아진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는 뒤에서 묵묵히 기업을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어 최근 기업들이 우려하는 상법 개정안, 중대재해처벌법 엄격 적용 등을 언급하며 “기업이 자유롭게 경쟁하기는커녕 점점 숨 쉴 공간이 줄어드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또 장 대표는 대한상이 조사 결과를 인용해 “경제 관련 12개 법안에만 343개의 차등 규제가 존재한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올라가면 94개 규제가 추가되고 대기업 분류가 되면 329개로 급증한다”며 현행 규제 체계를 “계단식 규제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구조 속에서 기업들이 성장 의지를 잃고 있다”며 “기업이 숨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기업의 부담 완화를 위한 입법·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장 대표는 노동시장 불안과 청년 취업난 문제도 기업 규제와 직접 연결지었다. 그는 “20대 후반 청년 취업자 5명 중 1명이 임시·일용직에 머물러 있다”며 “기업이 살아야 노동이 살고, 노동시장이 살아야 청년의 희망도 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기업이 족쇄에서 벗어나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도울 것”이라고도 했다. 기간 산업의 구조 변화와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모든 입법·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위기에 준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환율 안정과 경제 안정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과거 산업화 시대의 성장 방식을 과감히 넘어서야 한다”며 “첨단 기술 기반 서비스·플랫폼·문화·경험 등 복합 산업 구조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단계 규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부가가치·생산성이 높은 기업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세제·금융 인센티브 체제를 재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송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이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을 개선하는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 성장 중심 산업 정책과 규제 구조 개선을 위한 국회 차원의 입법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서 최태원 회장은 보다 직접적인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최 회장은 “성장하는 기업이 그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며 “기업 규모별 규제보다는 ‘성장하는 기업을 우선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은 정글과 다름없다. 주요 빅테크와 퍼스트 무버들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어떤 성장 전략으로 맞설지 고민이 깊다”며 “우리 스스로 실행 가능한 정책 시스템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기업 규제 논의를 넘어 국민의힘 지도부가 경제·산업 정책 대전환 메시지를 강하게 발신한 자리였다.
정쟁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 대표는 기업 현장을 연이어 찾으며 “경제·성장·일자리 중심의 정당” 이미지를 다시 구축하려는 전략적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