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기론' 1년 만에 복구
올해 HBM·파운드리 성과 달성
내년 AI 메모리 격전 대비 유임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삼성전자가 사장단 인사에서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유임하고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과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올해 인공지능(AI)향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에서 가시적 성과를 냈는데, 이에 전 부회장을 내년에도 반도체 수장으로서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21일 삼성전자는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전 부회장이 그동안 맡아왔던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직은 내려놓는다. 이 자리는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를 지낸 박홍근 사장이 맡는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삼성전자 반도체가 위기론에 직면했을 때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근원 기술력 회복’을 최우선으로 삼아 메모리 사업부장을 겸직하며 반도체 경쟁력 복원에 주력했다.
지난해 3분기 반도체 실적이 최저점까지 내려갔을 때는 전 부회장이 직접 투자자와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례적인 사과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올해 반도체 부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가 오랜시간 공들였던 엔비디아 HBM 공급망에 2~3분기쯤 합류했고, 그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고객사도 유치하며 HBM 점유율과 함께 전사 실적을 끌어올렸다.
또 지난 7월에는 테슬라로부터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상 최대 규모 주문을 받으며 ‘아픈 손가락’이었던 파운드리 경쟁력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4(6세대)를 두고 SK하이닉스, 마이크론(미국)과 격전이 벌어지는 만큼 전 부회장을 유임해 리더십 연속성을 잇겠다는 계획이다.
전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전자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기술의 본질과 품질의 완성도에 집중해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근원 기술력을 강조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1960년생 ▲서울 배재고 ▲한양대 전자공학과 학사 ▲KAIST 전자공학 석·박사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아날로그회로설계 연구원 ▲LG반도체 D램 개발팀 ▲삼성전자 D램 설계팀장 ▲삼성전자 D램 개발팀장 ▲삼성전자 플래시개발실장(부사장) ▲삼성전자 메모리 전략마케팅팀장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 DS부문장(대표이사 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