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은 버거, 저녁은 치킨… 시간대별 매출 분산 전략
식자재 원가 줄이고 신메뉴 확보… '규모의 경제' 노려

맘스터치 목동점 매장 외관. 사진=맘스터치
맘스터치 목동점 매장 외관. 사진=맘스터치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가맹점 매출 극대화를 위해 메뉴 다변화에 본격 나서면서 업종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이들은 메뉴 확대를 통해 시간대별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식자재 운영 효율을 높여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프랜차이즈업계는 전통적인 ‘카테고리 고정’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중심의 소비 환경이 고착되며 소비자는 이제 브랜드보다 메뉴와 구성, 배달비를 기준으로 선택한다.

이에 브랜드들은 하나의 매장에서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검색 노출과 주문 회전율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먼저 맘스터치는 피자 전문 브랜드 ‘맘스피자’를 론칭하며 현재 약 200개의 복합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장 내에 피자 섹션을 더한 ‘숍인숍’ 모델이 중심으로 기존 버거·치킨 중심 매장에 피자를 더해 평균 34%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브랜드 안에서 다양한 카테고리를 아우르려는 시도가 본격화된 사례다.

bhc는 최근 서울 개포자이스퀘어점에서 치킨버거 3종을 점심 시간대에 한정 판매하며 수익 타임존을 확대하고 있다. BBQ는 치킨 외에도 화덕피자·파스타·커피 등을 함께 파는 ‘BBQ 빌리지’ 모델을 운영 중이며 교촌에프앤비는 남는 닭 가슴살 부위를 활용한 전용 버거 브랜드 ‘소싯(Sosit)’을 선보였다.

반대로 피자 브랜드도 치킨시장을 넘보고 있다. 한국파파존스는 최근 자체 치킨 브랜드 ‘마마치킨’을 론칭해 복합매장 운영에 나섰다. 피자와 치킨을 한 번에 구성할 수 있는 ‘단품 세트’ 수요가 늘면서 배달 매출을 높이는 자연스러운 확장 전략으로 해석된다.

외식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단순히 판매 메뉴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주로 저녁·야식 수요에 집중됐던 치킨 메뉴와 점심에 집중되는 햄버거의 소비 시간대가 달라 두 메뉴를 함께 다루면 시간대별 매출 분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여기에 닭고기의 부위별 활용도를 높이면 식자재 단가를 낮추는 효과까지 더해진다. 실제 교촌은 단일 부위 중심의 기존 공급 구조를 한 마리 단위로 전환해 원가 안정성과 신제품 다양성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업계에선 외식업의 경쟁이 이제 ‘치킨이냐 버거냐’가 아닌 ‘한 끼의 가치’를 둘러싼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메뉴 정체성보다 가성비·콘셉트·식문화 다양성 등이 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브랜드의 해외 진출과 신사업 전개에서도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치킨·버거·피자 등 카테고리 구분이 의미 없어진 상황”이라며 “배달비 부담, 원가 상승 등 외부 요인을 고려했을 때 다양한 메뉴를 함께 제공하는 전략은 당분간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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