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 AMG GT보다 기아차가 더 좋아
시청자수만 30억명, 천문학적 홍보효과 얻어

[서울와이어 김상혁 기자] 기아는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적인 회사 중 하나다. 축구, 농구, 골프, 테니스, 레이스, e스포츠 등 종목도 다양하다. 그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종목이 테니스다. 특히 라파엘 나달 선수와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며 성공 신화로 자리잡았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기아는 2004년 스페인의 17살의 테니스 유망주에 주목했다.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이다. 당시 라파엘 나달은 두각을 드러낸 유망주였지만 발목 피로골절로 미래가 불안했다. 장래를 알 수 없는 부상 유망주, 기아는 과감히 라파엘 나달에게 투자했다.
결과? 이듬해 나달은 로저 페더러와 명승부를 펼치게 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전설의 서막도 활짝 열었다. 기아의 과감한 투자가 빛을 발한 순간이다. 기아는 나달의 활약 덕분에 스페인뿐 아니라 유럽에서 확실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다.
2년 뒤 기아는 라파엘 나달과 또 한 번 후원 계약을 맺는다. 기간은 무려 10년, 강산이 변하는 시간이다. 세계 최고 선수가 됐다지만 이제 막 유망주를 벗어난 선수, 전성기가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는 미래에도 기아는 또 한 번 과감히 베팅했다.
계약 완료가 얼마 남지 않은 2013년, 기아는 나달이 무릎 부상과 위장병으로 신음할 때도 응원 캠페인을 벌였다. 마치 영화같이 나달은 부상을 회복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먼저 나달을 찾아와 계약 맺길 원했다. 하지만 나달은 무명 시절 자신을 후원하고 아플 때 응원해 준 의리를 잊지 않고 기아와 2015년 계약을 5년 연장했다.
나달은 같은해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메르세데스 컵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했다. 우승 부상으로 주어진 자동차가 AMG GT다. V8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어 522마력의 최고출력을 갖춘 모델, 2억원이 넘는 가격의 자동차다.
나달은 AMG GT를 보곤 “기아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차네요”라고 말했다. 확고한 기아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멘트다. 외신 인터뷰를 통해 애스턴마틴보다 기아차가 좋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 어떤 차보다 먼저 기아차를 추천한다는 등 넘치는 애정을 보여왔다.
기아는 나달 후원으로 든든한 아군을 얻었다. 나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물론이고 인터뷰에서 기아를 언급하며 널리 알렸다. 애마로 쏘렌토, 스팅어를 타고 다니는 것도 홍보효과를 끌어올린다. 2004년 18만대 수준이었던 기아의 유럽 판매량은 2016년 35만대, 지난해 38만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기아와 나달의 동행은 성공적이란 증거다.

◆시작도 창대했고 끝은 아직 오지 않았다
2018년 1월, 대한민국이 들썩거렸다. 테니스 선수 정현이 호주 멜버른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꺾고 8강에 진출한 탓이다. 한국 테니스 역사상 첫 메이저 8강 진출이다. 해외에서도 정현 선수의 활약은 이슈였다.
세계 랭킹 1위를 꺾은 유망주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신데렐라의 탄생, 정현 신드롬의 시작이었다. 단숨에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정현 선수 덕분에 활짝 웃은 건 기아다. 기아는 호주오픈 공식 후원사로 제대로 노출 효과를 얻었다. 정현 선수가 TV 중계 화면에 잡힐 때마다 큼지막하게 기아 로고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노박 조코비치와 대결 당시 국내 시청자 수만 68만명이었다. 테니스가 국내 스포츠 중 비인기 종목에 속하는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다. 전 세계 시청자 수는 30억명이 넘는다. 현장 참관객과 실시간 노출로 얻은 홍보효과는 5억5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재방송이나 숏폼, SNS 사진 등을 감안하면 효과는 헤아릴 수 없다.
기아는 2002년부터 호주오픈을 후원했다.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직후 국내에서 먼저 효과를 봤다. 국내 레전드 선수로 평가받는 이형택 선수 덕분이다. 국제 대회에서 첫 우승을 거머쥔 이형택 선수의 기대감은 평소 2%였던 시청률을 6%로 끌어올렸다.
당시 기아 광고모델로 발탁됐던 앤드리 애거시가 단식 우승을 하면서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노출효과를 얻었다. 기아가 스포츠마케팅 종목에서 테니스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든 계기다.
2002년 첫해 기아가 얻은 홍보효과는 약 7900만달러다. 2011년은 7억달러의 효과를, 2017년 5억1000만달러 효과를 봤다. 기아의 테니스 마케팅은 현재 진행형이다. 공식 후원 계약은 2023년으로 아직 2년이 남았다. 최근 출시한 전기차 EV6를 10월 라파엘 나달에게 전달하며 유럽 진출 발판도 마련했다.
호주 오픈은 매년 약 70만명이 현장에 방문하고 30억명 이상이 시청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장 방문객 수는 줄겠으나 TV 중계 시청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추세라면 후원 계약을 또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테니스 사랑이 후원 계약 연장과 신드롬 형성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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