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세아베스틸, 소액주주 불만에 고심
물적분할 시 자회사 상장 가능성에 불만↑
주주친화 정책 내세우며 불만 달래기 총력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철강업계의 대표주자 포스코그룹에 이어 세아베스틸이 물적분할은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성장성 높은 자회사들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이 오는 28일 지주사 체제 전환을 앞두고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포스코그룹이 오는 28일 지주사 체제 전환을 앞두고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포스코그룹, 소액주주 달래기 '안간힘'

24일 포스코그룹은 민영화 이후 첫 지주사 체제 전환을 앞뒀다. 회사는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 승인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철강사로 굳어진 이미지를 바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의도다. 포스코를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존속법인)와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신설법인)로 나누는 방식으로 물적분할에 나설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를 상장사로 유지하고 분할된 철강사업회사는 비상장사로 지주사가 100% 소유하는 구조다. 포스코홀딩스 산하에는 포스코·포스코케미칼·포스코에너지·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건설 등의 계열사를 둔다.

포스코는 앞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물적분할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이 컸던 만큼 신규 자회사는 상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주주의 우려가 지속되자 정관에 ‘특별 결의’ 조건을 추가했다.

포스코는 정관에 제9조를 신설하면서 포스코가 상장하는 경우 포스코홀딩스의 주주 총회 특별 결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와 함께 자사주 일부 소각 방침을 밝히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앞두고 ‘주주님께 드리는 서한’에서 현재 보유한 자사주 중 일부를 연내 소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특수강 제조기업인 세아베스틸은 신설법인 세아베스틸(가칭)과 존속법인 세아베스틸지주(가칭)로 나누는 물적분할 계획을 공시했다. 사진=세아베스틸 홈페이지
최근 특수강 제조기업인 세아베스틸은 신설법인 세아베스틸(가칭)과 존속법인 세아베스틸지주(가칭)로 나누는 물적분할 계획을 공시했다. 사진=세아베스틸 홈페이지

◆특수강 제조사 세아베스틸도 물적분할  

최근 특수강 제조기업인 세아베스틸도 물적분할을 결정했다. 지난 20일 세아베스틸은 올해 4월1일을 분할 기일로 정했다. 회사는 신설법인 세아베스틸(가칭)과 존속법인 세아베스틸지주(가칭)로 나누는 물적분할 계획을 공시했다.

세아베스틸이 지주사 전환에 나선 배경도 기존 사업(철강, 특수강)에 묻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물적분할 이후 세아베스틸지주의 자회사 세아베스틸 지분율은 100%다. 

세아베스틸지주는 특수강사업 전문 지주사로 아래에 세아창원특수강과 세아항공방산소재 등을 자회사로 둔다. 이후 지주사는 자회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글로벌시장 진출 전략 구축을 이끌 전망이다.

세아베스틸도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고심한다. 주주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베스틸은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지주사 전환 이후 주력 사업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또한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배당 확대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회사의 주식을 기존 주주가 직접 보유할 수 없는 물적분할 방식에 대한 우려가 높다”며 “결국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의 지주사 전환에 있어 주주의 설득이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이날 포스코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대한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국민연금은 포스코의 지분 9.75%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지주사 전환 안건에 반대할 경우 주주들에게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