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자산 규모 271조원… 현대차보다 21조원가량 앞서
SK하이닉스, 인텔낸드 인수 조달자금 등 잉여금 큰 폭↑
삼성 대기업 1위 유지, SK와 공정자산 격차 약 197조원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의 지난 1일 기준 소속 계열사 공정자산을 종합한 순위를 발표한 결과 SK그룹이 현대차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의 지난 1일 기준 소속 계열사 공정자산을 종합한 순위를 발표한 결과 SK그룹이 현대차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대기업집단 순위가 변동됐다. SK그룹이 지난해 처음 현대차그룹을 넘어 2위에 올랐다. SK와 현대차의 순위가 뒤바뀐 것은 무려 16년 만이다. 삼성의 1위 독주는 이어졌다. 

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의 지난 1일 기준 소속 계열사 공정자산(지난해 3분기 결산기준)을 종합한 순위를 발표했다. 지난해 대기업집단의 공정자산 규모는 2020년 대비 158조4880억원(6.8%) 늘어난 2494조90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SK는 계열사인 SK하이닉스 성장세에 힘입어 공정자산 규모가 270조7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0% 증가했다. 실제 기업별 공정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하이닉스로 64조710억원에서 75조4039억원으로 17.7% 늘었다. 

인텔의 낸드사업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과 실적 성장으로 인한 잉여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공정자산은 250조140억이다. SK는 약 21조원가량 앞섰고, SK의 대기업집단 계열사도 148개에서 176개로 28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위를 유지한 삼성의 공정자산 규모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467조9920억원으로 2위 SK와 격차는 약 197조원이다. 계열사는 59개에서 1개 늘어난 60개다. 삼성전자의 공정자산은 11조200억원(4.8%) 증가하며 SK하이닉스의 뒤를 이었다. 

LG(154조450억원)와 롯데(122조9210억원)는 각각 100조원 이상의 공정자산 규모를 기록해 4위와 5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포스코(94조5280억원) ▲한화(78조5340억원) ▲GS(75조1410억원) ▲현대중공업(74조4330억원) ▲농협(65조177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 한진·중흥·호반그룹 등도 약진했다. 이들 그룹의 공정자산 규모도 크게 늘었다. 한진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공정자산이 33조6000억원에서 49조5230억원으로 47.4% 증가했고, 순위도 14위에서 12위로 올랐다. 

중흥그룹은 47위에서 21위로 순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중흥그룹의 공정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9조8800억원으로 2020년(9조2070억원)보다 115.9% 늘었다. 대우건설을 인수한 영향이다. 대우건설은 중흥건설에 인수돼 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된다. 

호반그룹 역시 대한전선 인수로 37위에서 35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공정자산은 12조1630억원으로 2020년 10조6980억원에 비해 13.7% 증가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T) 기업의 대표주자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순위도 눈에 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순위는 18위에서 17위로, 27위에서 24위로 각각 상승했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가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로 19조9520억원에서 25조4900억원으로 27.8% 증가했다. 

네이버는 1조6000억원의 회사채 발행과, 인터넷 데이터센터 설립, 글로벌 펀드 조성 등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자금 조달로 공정자산 규모가 13조5840억원에서 16조8830억원으로 24.3% 늘었다. 

아울러 LG에서 독립한 LX는 공정자산이 9조8740억원인 46위로 신규 진입하고, KG·크래프톤·농심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공정자산이 5조원을 넘으며 올해 대기업집단에 새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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