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6일 주총 앞두고 GOS 반발 확산
포스코, 지주사 포항 이전 사과 나올지 촉각
경영권 분쟁기업 표대결 주총 관전포인트로
여성 사외이사 선임, 주총 안건에 올라 '이슈'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회사의 사업방향을 듣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회사의 사업방향을 듣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주요 기업의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16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줄줄이 예정됐다. 특히 29일에는 상장사 400여곳에 주총이 몰렸다. 올해 주총에는 기업별로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비롯한 배당 확대 등 주요 내용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삼성전자·포스코 주총 앞두고 관심 집중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주 삼성전자와 삼성SDS, 삼성SDI, 호텔신라, 포스코 등 주총이 잇따라 열린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포스코 주총에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16일 오전 9시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 3층 컨벤션홀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회사는 이번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사내·외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을 안건으로 올렸다. 

최근 삼성전자는 주총을 앞두고 주가 부진과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사태 등 각종 변수로 고심한다. GOS 사태와 관련 회사의 사과에도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비대면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등 반발이 심화했다.

국민연금도 이번 주총에서 사내·외 이사,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경계현 DS부문장, 노태문 MX사업부장,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등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주주들의 불만을 달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포스코의 주총도 주목받는다. 포스코는 18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사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을 다룬다.

지급 예정된 연말 배당금 내용도 안내될 예정이다. 분기 배당금 1만2000원을 포함하면 연간 총 배당금은 1만70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사는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포항 이전에 주주들의 동의 여부다.

포스코는 지난달 25일 포항시와 지주사를 포항으로 이전하는 데 전격 합의하고 “주주들에게 포항 이전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의견 수렴을 통해 내년 3월까지 포항 이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 이전 내용은 확정된 것으로 주총 표 대결 사안은 아니지만, 경영진이 주주 동의 없이 기존 계획을 뒤집은 만큼 포항 이전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수면위로 떠올라 표대결을 앞둔 기업도 눈에 띈다. 기업별로 사명변경과 여성 사외이사 선임 등에 내용이 주총 안건으로 등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수면위로 떠올라 표대결을 앞둔 기업도 눈에 띈다. 기업별로 사명변경과 여성 사외이사 선임 등에 내용이 주총 안건으로 등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업 경영권 분쟁 등 다양한 이슈로 눈길

25일로 예정된 금호석유화학의 주총도 이목이 쏠린다. 올해 박찬구 회장과 그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의 배당 규모와 사외이사 선임을 둔 표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면서다. 두 사람은 지난해 경영권을 놓고 맞붙었다. 

당시 박찬구 회장의 승리로 끝났지만, 올해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박철완 전 상무가 사측에 배당 안건보다 높은 현금 배당안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주주들의 표심이 두 사람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진도 주총에서 2대 주주인 사모펀드 HYK파트너스와 배당금과 정관변경,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놓고 표대결을 벌인다. 한진은 지분 9.79%를 보유 중인 HYK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안건을 모두 상정했다.

이 밖에도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은 각각 ‘HD현대’,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하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했다. 한화그룹은 주총에서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은 주총에서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이현주 카이스트(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선임한다.

강정혜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각각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사외이사로 합류한다. 현대중공업그룹도 현대중공업지주,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일렉트릭 등 5곳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올렸다.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점차 확대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올해 8월 시행되는 새 자본시장법을 앞두고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분주하다. 새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의 이사회를 특정 성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정기 주총에서 주요 안건 외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주들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 주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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