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인수 무산 후 컨소시엄 구성 유력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인수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모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업 컨소시엄 구성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떠올랐으며 기업공개(IPO)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가 경쟁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한다고 보도했다.
퀄컴 외에 인텔과 SK하이닉스도 컨소시엄 구성 의사를 밝혔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 2월 "업계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을 인수하는 건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여러 국가 업체와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 확보로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며 컨소시엄 구성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했다.
삼성전자의 ARM 인수 참전 가능성도 제기됐다. 외신들은 2일 삼성전자와 인텔이 ARM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엔드포인트테크놀로지어소시에이츠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팻 겔싱어 인텔 CEO의 만남에서 ARM 공동투자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공개적인 ARM 인수 의향이 나오면서 컨소시엄 구성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단일 기업으로 ARM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도체가 국가 안보자산으로 취급받기에 각국의 규제당국이 반도체 기업간 인수합병을 감시한다. 앞서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기업 엔비디아의 ARM 인수 시도가 무산된 것도 규제당국의 견제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 9월 400억달러(약 47조원)에 ARM을 인수하려 했으나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인수계획을 철회했다.
ARM이 가진 기술역량도 인수의 걸림돌이 된다. ARM은 중앙처리장치(CPU)와 앱프로세서(AP) 등의 설계역량을 가졌다. 글로벌 AP 설계시장 점유율도 90%에 달해 사실상 시장을 독점했다. 파운드리 역량을 가진 기업이 ARM의 기술력까지 보유하면 특정기업의 시장 영향력이 강해질 수 있다. 각국 규제당국들은 이러한 상황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인수합병 승인을 거절한다. 단독 인수합병이 어렵기에 기업들은 컨소시엄 구성으로 ARM을 공동 인수하는 묘수를 내놓았다.
ARM은 컨소시엄 구성 인수 외에 IPO 카드도 고민한다. ARM의 최대 주주인 소프트뱅크는 ARM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탄이 충분해도 규제당국의 견제로 단독 인수가 어려울 것”이라며 “ARM이 IPO을 준비하는 것도 이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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