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리해 재판매하는 예능프로 첫선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육성 제안도
[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전 세계에서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 드라이브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자동차와 일부 부품도 ‘재활용’ 측면에서 접근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전기차, 수소차 등 에너지 전환에 집중된 친환경정책을 자원 재활용시장으로 키워 보완하자는 의견이다.

지난달 31일 중고차를 경매로 저렴하게 구매한 뒤 복원·수리를 거쳐 재판매하는 TV 프로그램 ‘저 세상 중고차-기어갓’이 첫 방송됐다. 연출을 맡은 하정석 PD는 지난달 27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 기획 이유로 ‘환경’을 꼽았다.
하 PD는 “환경을 생각해 전기자동차를 개발한다는데 그 과정에서 오히려 환경이 파괴되는 걸 느꼈다”며 “지금 있는 차를 고쳐서 쓰는 것이 환경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에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오래된 자동차를 수리해 다시 쓰는 일이 보편적이다.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방송인 박준형은 “미국은 인권비가 비싸서 집에서 자동차를 수리하고 배운다”며 “11살 차이 나는 큰 형이 주말에 집에서 차량을 고칠 때 옆에서 배웠다”고 말했다.
미국만큼은 아니라도 최근 한국에서도 중고차에 관심이 커졌다. 반도체 수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문제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면서 수요가 몰려 한때 중고차 시세가 신차급으로 급등했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차량을 고쳐 쓰는 데 점차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폐배터리 재활용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국내 전기차 양산이 10년을 넘기면서 수년 안에 폐배터리가 대량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산업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에는 매립 시 심각한 토양 환경을 일으키는 중금속, 전해액 등이 포함된다. 배터리 원료가 되는 리튬, 코발트 등 원자재는 채굴 시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고 그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무엇보다 배터리 원자재는 채굴량이 한정된 데다 일부 국가에 치우쳐 가격도 매우 불안정하다. 때문에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등은 이미 배터리 재활용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폐배터리 내 핵심소재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원자재별 목표를 설정하고, 전기 배터리의 규격부터 해체까지 단계별 국가표준을 제정했다.
반면 보고서는 한국 배터리 재활용사업이 주요 국가보다 뒤처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한국이 주력하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는 제조원가가 높아 재활용 시 경제적 이득이 커 국내 배터리 재활용사업의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한국도 배터리 재활용사업에 속도를 내야 하는 배경이다.
김희영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국내 배터리 재활용산업은 기술적인 연구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초기 단계”라며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이점을 인지하고, 주요 국가의 사례를 참조해 필요한 정책과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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