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 전 메모장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 전 메모장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남규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기록물을 공개하자는 국민의힘의 요청에 “공개에 협조하겠지만, 감당 가능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월북 이유를 알아야 하냐”며 이를 ‘신색깔론’으로 규정한 우 의원의 발언이 유족뿐 아니라 국민적 공분으로 이어지면서 안보 이슈를 언급하며 정면 돌파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생각할 때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면 공개하는 것에 협조하겠다”며 “정보 공개를 꺼린 것은 불리한 진실이 있어서가 아니라, 북한한테 얻은 정보, 첩보, 루트와 과정을 공개해야 하는 게 맞나해서 협조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게 마치 숨겨야 할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처럼 몰아붙이고 있다. 공개하자. 협조하겠다. 그런데 그게 맞나”라며 “북한에 우리가 여러 정보를 갖고 있는 휴민트와 우리가 첩보 모으는 방법을 다 노출할 정도로 이제 월북인지 아닌지, 왜 (피해자가 월북했다는) 그런 판단을 했는지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우 위원장은 “저는 여당의 태도에 대해 비판하지만, 그 사람들이 그거 신경 안 쓰고 오로지 우리를 몰아세우는 혈안이 돼 있다면 기꺼이 공개에 응해드리겠다”며 “공개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자기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사과를 받아낸 것이 중요하다는 기존의 태도도 유지했다. 

우 위원장은 “북한이 대한민국의 무고한 국민을 살해한 사건이 여러 건 있는데 분노한다”면서도 “그런데 (2009년 금강산에서) 박왕자씨가 살해됐을 때는 사과도 못 받고, 재발방지대책도 못 만들지 않았나. 이 사건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 최고 책임자의 사과를 받고 재발방지책을 받았다. 그게 중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분들(국민의힘)은 그 당시 (문재인 정부가) 월북으로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싶은 건데, 문재인 정부가 월북으로 조작할 동기가 어디있나“며 ”그분이 월북자이면 상황이 뭐가 바뀌고 월북자가 아니면 상황이 뭐가 바뀌냐“고 되물었다.

한편, 이날 오전 서해에서 피격된 공무원 故 이대준씨 아들 이 모군은 우상호 의원장에게 A4 2장 분량의 편지를 써 우 위원장이 규정한 ‘신색깔론’을 맹비난했다. 

이 모군은 “하루 아침에 남편과 가족을 잃은 가족들의 처참한 고통이 어떤 것인지 아냐”며 “이군은 “월북인지 아닌지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하는데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면 왜 그때 그렇게 월북이라 주장하며 사건을 무마시키려 했던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준다는 것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국민 편에서 일을 하라는 국민의 명령이 아닐까 싶다”며 “적국에 의해 남편, 아버지를 잃은 한 가정의 아픔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하고 정치적 이익에 따른 무책임한 발언을 내뱉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의 자격을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또다시 2차 가해가 진행된다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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