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부소장, 피해 여직원 집 찾아가 "원하는 게 뭐냐"
피해 여직원 부모에게 전화하기도… "아버지에 전화하지 말라"

포스코 타워 역삼
포스코 타워 역삼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포스코 성폭력 사건을 놓고 김학동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한 시각에 포스코 고위 관계자가 피해자의 집으로 찾아가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MBC 보도에 따르면, 포항제철소 부소장과 그룹장은 23일 성범죄 피해자 A씨의 집을 찾았다. 비슷한 시각에는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가 사과문을 발표하고, 관련자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집 앞에서 A씨에게 "집 앞에 와 있다", "잠시 시간 좀 내달라"며 문자 메시지를 보내다 응하지 않자 전화를 걸어 만날 것을 요구했다.

부소장은 전화 통화에서는 "집 앞에 왔는데 메시지를 넣어도 답이 없길래 (전화를 했다) 잠깐 좀 볼 수 없을까"라고 물었다.

이에 A씨가 "제가 지금 만날 몸 상태가 아닙니다"라고 말하자, 본색을 드러냈다. 부소장은 "이걸 경찰에 고소까지 하면서 했는데, A씨가 좀 원하는 사항이 뭔지 좀 그것도 좀 듣고 싶고 그래서"라고 말했다.

성폭력을 당한 직원을 위로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게 무엇인지 말하라는 얘기였다. 심지어 피해여성의 가족에게 연락을 했고, A씨는 "아버지에게 한번 더 전화하면 회유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 여직원 A씨는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7일 경찰에 고소했다. 

또 술자리에서 자신을 추행한 혐의로 직원 2명, 성희롱한 혐의로 직원 1명을 고소했다. B씨는 지난달 말께 A씨 집에 들어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직원 3명은 회식 때 A씨를 성추행하거나 성희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와 피고소인을 상대로 수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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