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 유족, 우상호 만나 정보공개 협력 촉구

[서울와이어 김남규 기자] 2020년 서해에서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유족이 27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사건 관련 대통령기록물 공개에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유족 측은 민주당이 협력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을 고발할 것이라 읍소했고, 우 위원장은 유족 측에게 언론플레이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가 유족 측이 반발하자, 급하게 사과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고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와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의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내 태스크포스(TF)의 1호 과제로 대통령기록물 공개의 국회 의결을 해달라고 건의할 것”이라며 “7월 4일까지 기록물 공개를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거나, 7월 13일까지 국회 의결이 되지 않으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고발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유족 측이 요구한 정보는 피살 이후인 2020년 9월 23일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록과 당시 참석자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 등이다. 이 자료에는 당시 ‘해경왕’이라 불리며 해경에 월북 수사 지침을 내렸다는 의혹을 받는 청와대 행정관의 이름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변호사는 이날 “유족 측은 문 전 대통령의 처벌을 원하는 입장이고,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물을 지정했기 때문에 유족의 입장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구조할 수 있었음에도 구조하지 않았으면 직무유기, 그냥 방치하라고 지시했으면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특별취급정보(SI) 공개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여당 시절 SI 정보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정권이 교체되니 이제 와서 공개하라는 것은 무슨 내로남불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정략적인 것이지, 유가족이 정략적인 것이냐? 민주당 서해 TF는 정보공개 청구 소송의 기록과 판결문을 읽어보고, 유족들에게 2차, 3차 정신적 가해와 언어폭력을 가하지 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 이씨의 형 이래진 씨는 “초등학교 3학년 조카가 아빠와 관련된 내용을 뉴스로 봤다. ‘엄마, 월북이 뭐야?’라고 해서 어떻게 대응할지 상당히 심각하다”며 “이후에 받는 상처가 어떻게 될지 상당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유족 측과 우 위원장의 만남은 불편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는 면담 후 브리핑에서 “처음에 회의 공개를 부탁했고, 그에 대해 우 위원장이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고 말했다”며 “제가 황당해서 ‘유족이 이렇게 브리핑하는 게 언론플레이냐’고 따졌다. 이런 태도가 유족과 협의하려는 마음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언론플레이 관련 발언에 대해 제가 바로 따지니 우 위원장이 사과했다”며 “조카의 편지에도 답장을 전달해 달라고 했고, 그 부분도 행정착오 때문에 빨리 못 받아서 죄송하다고 하시더라”고 설명했다.

우 위원장 역시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왜 언론을 부르지 않느냐고 소리를 지르길래 ‘왜 소리를 지르시느냐. 언론플레이 하시려고 하느냐’고 했다”며 “언론플레이라는 말을 쓴다고 화를 내시길래 묵묵히 들었다. 유족이 원하는 것을 청취하는 게 목적이라 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을 고발하겠다는 유족 측 주장과 관련해서는 “시한까지 정해서 올 줄은 몰랐는데 대통령 고발부터 말씀하셔서 당황했다”며 “유족이야 그런 요청을 할 수 있지만 당은 당대로 스케줄이 있으니 오늘 구성된 당내 TF에서 유족이 전달한 내용을 검토하고 상의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