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년 만에 1300원 돌파
환율 상승으로 물건값 덩달아 올라가
굳이 면세점서 상품구매할 이유 없어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도약을 준비하던 면세점이 ‘고환율’ 직격탄을 맞았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300원대로 높아지자 면세점과 백화점 사이의 가격 격차가 크게 줄어들어서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13년 만에 종가 기준 1300원을 돌파했고, 27일 오전 11시05분 기준으론 1283.40원이다. 치솟는 환율에 면세쇼핑의 가장 큰 장점인 가격 메리트도 사라졌다.

달러 기준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면세점은 환율이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된다.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물건값도 덩달아 올랐다. 일부 제품의 경우 백화점 가격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실제로 향수 브랜드 딥디크의 오데썽 오드뚜왈렛 100㎖ 제품은 면세점에서 19만7706원(152달러)으로 백화점 가격(19만9000원)과 차이가 거의 없다. 백화점 쿠폰 할인 등울 더하면 면세점보다 저렴해진다.

특히 600달러로 고정된 면세한도를 넘는 고가 브랜드의 경우 관세까지 고려하면 가격 역전 현상이 더 심해진다. 소비자 입장에선 굳이 면세품을 구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내수 소비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미지의 영역인 1300원을 돌파한 후 다음 고점은 1350원”이라며 “이후 연말까지 환율이 우하향하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고환율 기간이 길어질수록 판매가격이 올라 소비자 구매가 줄고 면세업체 수익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품은 환율이 오르면 체감 가격이 더 상승한다”며 “환율 상승은 면세업계에는 굉장한 악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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