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러시아발 리스크 등 악재 속 수주시장 순항
경기침체 우려에도 발주 지속돼, 수익성 개선 속도
업계 "흑자전환 시기가 문제, 후판가격 협상이 변수"

상반기 악재를 극복한 조선업계가 하반기 수주에 다시 속도를 냈다. 업계는 수주 호황속 흑자전환 조기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상반기 악재를 극복한 조선업계가 하반기 수주에 다시 속도를 냈다. 업계는 수주 호황속 흑자전환 조기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조선업계가 올해 상반기 온갖 악재를 극복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러시아발 리스크를 걷어냈고, 적자 폭도 개선되면서 다소 숨통이 트인 모습이다. 업계는 수주 호황세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사 ‘빅3’는 올해 상반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수주 랠리 속 흑자전환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맏형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이미 상반기 연간 수주목표치를 달성했다. 회사의 올해 1~7월 누적 수주액은 177억9000만달러로 연간 목표치(174억4000만달러)를 초과하며 흑자전환에 대한 ‘청신호’를 켰다.

한국조선해양은 카타르발 발주 등으로 이르면 올 3분기 혹은 내년 상반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위기에도 하반기 선박 발주가 꾸준히 이어지는 등 순항 중이다.

사내 하청 노조 파업으로 큰 위기를 겪었던 대우조선해양도 유럽과 아시아지역 선사로부터 각각 6495억원, 3112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두 달 연속 잇달아 따내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냈다. 

삼성중공업 역시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올 상반기에만 연간 목표치의 72%인 63억달러를 수주해 2~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형 조선사의 연간 수주목표치 초과 달성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문제는 흑자전환 시기다. 각 사는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공통으로 수익성 중심 선별 수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쟁력을 지닌 국내 조선사들이 해당 분야 시장을 독점했다. 여기에 해양플랜트시장도 부활의 조짐을 나타냈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일반 선박보다 가격이 5배 이상 높아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 FLNG 등 해양 프로젝트는 올해 6개를 시작으로 2023년 12개, 2024년 11개 등이다. 발주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연내 해양플랜트 수주 낭보가 전해질 가능성도 높다.

현재 흑자전환 목표를 가를 변수로 철강업계와 진행 중인 후판가격 협상이 꼽힌다. 앞서 후판가격을 이끌었던 원자재가격이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조선사들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후판가격 부담을 덜 경우 원가부담이 낮아져 흑자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 발주 강세는 여전하고, 업황도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 후판가격 협상만 잘 마무리된다면 목표로 잡았던 시기에 흑자 달성은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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