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신규 취급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는 전북은행이 6.33%포인트로 가장 컸다.  사진=전북은행 제공
지난달 신규 취급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는 전북은행이 6.33%포인트로 가장 컸다.  사진=전북은행 제공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처음으로 일괄 공시된 가운데, 전북은행의 예대마진이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측은 저신용자에게 문턱을 낮춘 탓이라고 해명했지만, 지역경제와 상생해야하는 지방은행의 과도한 '이자장사'라는 지적이다.

22일 전국은행연합회가 7월 은행 예대금리차를 비교 공시한 결과 지난달 신규 취급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는 전북은행이 6.33%포인트로 가장 컸다.

전북은행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2.0% 증가한 105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 같은 실적도 과도한 이자장사 덕분이 아니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북은행의 가계 대출금리는 9.46%, 저축성 수신금리가 3.13%였다. 은행연합회는 "전북은행의 서민금융진흥원 연계대출인 '햇살론뱅크', '햇살론youth(유스)' 비중이 높아 예대금리차가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전북은행은 지방은행 특성상 상대적으로 중·저신용자와 다중 채무자에 대한 중·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다. 특히 전북은행은 그동안 신용등급 8등급까지 대출을 지원하면서 평균 예대금리차가 높아지는 현상이 빚어졌다며 '이자장사' 눈총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들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최대로 끌어올리도록 요구해 왔다. 실제 지방은행 중 중·저신용 대출이 많은 편인 광주은행도 예대금리차가 3.39%포인트를 나타냈다. 대구은행은 1.58%포인트였고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은 각각 0.93%포인트, 0.82%포인트였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의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다. ▲신한은행 1.62%포인트 ▲우리은행·농협은행 1.40%포인트 ▲국민은행 1.38%포인트 ▲하나은행 1.04%포인트 순이다. 

신한은행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7월초 다른 은행보다 먼저 서민·취약계층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햇살론 등 대출을 은행권 최대 수준으로 공급했다"면서 "고객의 금리 변동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적극 늘린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선 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가 제일 컸다. ▲토스뱅크 5.60%포인트 ▲케이뱅크 2.46%포인트 ▲카카오뱅크 2.33%포인트 순이다. 토스뱅크 역시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큰 이유로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은 중·저신용 대출 비중(7월말 기준 38%)을 꼽았다. 또 2% 금리를 주는 수시입출식 통장이 주력 상품인데, 예대금리차 계산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 인터넷은행은 담보대출 없이 신용대출만 취급하고 있어 예대금리차가 더욱 확대되기도 했다.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평균 31.1%로, 5대 은행보다 16.8%포인트 높았다. 

은행연합회는 앞으로 매월 20일 홈페이지 소비자포털에 예대금리차를 비교 공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 도입으로 은행과 금융소비자의 '정보 비대칭'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해당 통계로만 단순 비교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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