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p 인상 결정, 8년 만에 2.50% 돌입
기준금리 3%대로 오르면 대출 금리 7~8%로 상승
거래절벽 심화·매수심리 위축…얼어붙은 주택시장
수요자 부담 가중…"당분간 집값 약세 이어질 전망"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까지 올리면서 주택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까지 올리면서 주택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네차례 연속 올린 가운데 침체기에 빠진 주택시장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을 전망이다.

25일 한국은행의 정책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최근 2개월 연속 6%대를 기록한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준금리는 2014년 8월 이후 8년 만에 연 2.50% 수준으로 올랐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00%대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이번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치솟을 예정이다. 기준금리가 3%로 오르면 대출금리는 7~8%까지 오를 수 있다. 결국 수요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가계대출(1757조9000억원)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1001조4000억원에 달한다.  대출금리가  6%라면 연간 이자부담은 60조원이다.  집을 사고 싶어도 빚을 내 주택을 장만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미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의 빙하기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주택시장은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됐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 1분기 아파트 거래는 서울 3333건, 전국 7만4902건이다. 이는 2013년 이후 분기별 최저 거래 건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계약일 기준)는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 올 3월을 전후로 2개월간 증가세를 나타냈고 5월부터는 감소하는 추세다. 올 6월(1079건)에는 1000건을 겨우 넘겼고 올 7월(593건)과 이달(103건)은 매매건수가 급감했다.

매수심리도 위축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3으로 지난주(90.1)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 미만은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보다 팔려고 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집값 하락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15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하락했다. 서울(-0.09%)은 2019년 3월 이후 3년5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12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16일 첫 주택공급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 가파른 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자들이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저조한 주택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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