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카카오페이 등 공모가 대비 40~50% 하락
올해 IPO 시장 크게 위축… 전년 동기보다 26%↓
"수익성 측면 하락세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익률"

기업공개 시장 한파로 올해 3분기까지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해 상장한 ‘대어급’ 종목들의 주가가 반 토막 났고, 올해 주목받은 공모주들마저 흥행에 실패하며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됐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기업공개 시장 한파로 올해 3분기까지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해 상장한 ‘대어급’ 종목들의 주가가 반 토막 났고, 올해 주목받은 공모주들마저 흥행에 실패하며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됐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최근 국내외 증시의 부진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때아닌 한파가 몰려왔다. 올해 3분기까지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상장한 ‘대어급’ 종목들의 주가도 반 토막 났고, 올해 주목받은 공모주들마저 흥행에 실패하며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된 상태다.

특히 지난해 대어로 주목받은 5종목(SK아이이테크놀로지·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크래프톤·SK바이오사이언스) 가운데 4종목의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어 눈길을 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당시 최대 증거금(81조원)으로 화제가 됐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전날 종가(5만5200원) 기준 공모가(10만5000원) 대비 47.4% 하락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역시 공모가 대비 각각 47.8%, 45.1%, 57.0% 떨어졌다. 이들 중 유일하게 SK바이오사이언스(공모가 6만5000원)만 8만5500원으로 24.0% 오른 상태다.

올해 하반기 상장한 대어들도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달 30일 코스닥에 입성한 더블유씨피(WCP)는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10% 낮은 5만4000원으로 책정됐다. 당일 종가는 이보다도 1만2300원 낮아진 4만1700원이었다. 지난 8월 상장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 쏘카 또한 현재가가 1만6500원으로 공모가 2만8000원 대비 41.1% 하락했다.

기대를 모았던 대어급 공모주 주가들이 이렇다 보니 올해 IPO 시장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IR컨설팅 기업 IR큐더스가 지난달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신규 상장 기업은 코스피 5개사, 코스닥 43개사 등 총 48개사다. 이는 전년 동기(65개사) 대비 26%가량 줄어든 수치다.

3분기 누적 IPO 공모금액은 약 15조2366억원이다. 지난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2조4866억원에 그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공모금액은 약 14조500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공모 규모 1000억원 이상 기업은 총 5개사(LG에너지솔루션, 성일하이텍, 수산인더스트리, 쏘카, 더블유씨피)로, 중소형 IPO 딜(Deal) 위주로 집계됐다. 3분기 누적 공모밴드 초과기업은 총 12개사로 나타났는데, 소재·부품·장비 스몰캡으로 집중됐다.

IR큐더스 관계자는 “3분기 기준 43개 기업이 청구서 제출 및 심사 승인을 대기 중으로, 하반기 유통 플랫폼, 온라인 은행, 구독형 독서 플랫폼, 게임 등 이색업종 IPO 도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따른 시장 냉각으로 하반기 IPO 시장은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았던 대어급 공모주 주가들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돌아서며 올해 IPO 시장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과거 3분기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으나, 일반청약 경쟁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유진투자증권 제공
기대를 모았던 대어급 공모주 주가들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돌아서며 올해 IPO 시장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과거 3분기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으나, 일반청약 경쟁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유진투자증권 제공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은 IPO 공모펀드를 통해 꾸준하게 관심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개인투자자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우려감이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3분기만 놓고 보면 IPO 시장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968:1, 일반청약 경쟁률은 663:1을 기록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과거 3분기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으나, 일반청약 경쟁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박 연구원은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과 일반청약 경쟁률 사이에 괴리율이 커진 모습”이라며 “기관투자자는 종목선별작업을 통해 특정 종목에 집중하는 데 반해, 일반 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올해의 경우 공모주를 받아 첫날 매도할 경우에는 수익이 양호한 상황”이라며 “올 3분기 공모주를 받아 첫날 시초가로 매도할 경우 평균 29.3%의 수익을 거둘 수있었으며, 월말까지 보유했다면 수익률은 19.6%”라고 설명했다.

한편 4분기 상장 예정 기업 수는 올해 분기별 최대를 넘어 평균 수준(39개 기업)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말 기준 수요예측 진행 중인 기업은 34곳이며, IPO 심사 청구기업 41곳, 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 16곳으로 나타났다.

또 이미 승인을 받은 후 상당 기간이 지난 현대엔지니어링, 태림페이퍼, 원스토어, SK 쉴더스, 현대오일뱅크 등도 상황을 주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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