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대우조선해양, 2년 연속 수주목표 초과
삼성중공업, 카타르 발주 등 목표 달성 '이상 무'
신조선가·환율 상승… 호재 속 실적 개선 기대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지난해부터 수주 호황이 이어진 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수주와 별도로 실적 개선까지 기대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조선사들은 연간 수주 목표치를 이미 달성했거나 도달을 눈앞에 뒀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5일 글로벌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사로부터 1만700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1조6201억원에 수주했다.
미국 엑셀러레이트 에너지(Excelerate Energy)와는 4757억원 규모의 17만m³급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1척에 대한 건조계약도 체결하면서 올해 목표치인 174억4000만달러의 125.1%를 달성했다.
올해 초부터 연달아 수주 '잭팟'을 터뜨린 덕분으로 한국조선해양은 2년 연속 수주목표 초과 달성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아시아·유럽지역 선사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6척을 수주하는 등 지난해에 이어 수주목표를 초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94억달러 상당의 일감을 확보했다. 회사는 이와 함께 이산화탄소 포집·저장(OCCS: Onboard CO2 Capture System) 장비를 실제 LNG운반선에 탑재할 수 있는 성능 검증도 마쳤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기존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대비 에너지 소모와 장비 가동으로 추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특징”이라며 “설비의 크기도 작아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화된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것으로 실제 해당 장비가 선박에 탑재되면 배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의 흡수와 재생, 광물화 연속 공정이 완성된다. 회사는 이를 통해 탄소중립을 통한 친환경 선박 건조 분야에 선두 주자로 입지를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서준룡 대우조선해양 기술본부장 전무는 “실선 검증으로 친환경기술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며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발맞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기후위기 극복에 기여하고, 선주들의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도 하반기 수주에 속도를 냈다. 지난달 LNG선 수주물량 등 총 37척, 72억달러의 수주 계약을 따냈다. 연간 수주 목표액인 88억달러의 약 82%를 채웠고, 카타르 LNG선 대량 발주 등으로 목표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친환경 선박 수요가 국내 조선사들에 집중되면서 실적 회복 기대감도 커졌다. 선가 상승과 환율 급등 효과까지 더해지면서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 3분기 809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내년부터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LNG선 가격도 17만4000입방미터m³급 기준 2020년 1억8000만달러 수준에서 올해 들어 2억4000만달러로 뛰었다.
조선사들은 수주 계약 시 전액 달러로 결제한다. 환율 급등이라는 호재도 겹치며 본격적인 수익성 증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 기업이 고부가 선종 선별 수주에 나선 것도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수주한 선박 대부분이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꼽히는 LNG선”이라며 “신조선가 상승세,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맞물려 국내 조선사들 실적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