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법인 고객 계정으로 편입, 개인투자자 피해는 없어
신한 550억원으로 가장 많아, 멀티에셋운용도 펀드 편입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국내 금융사 11곳이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일으킨 춘천 레고랜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증권(ABCP)에 투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 DB투자증권, IBK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사 10곳과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레고랜드 ABCP 2050억원을 편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금융사는 신탁 형태로 1100억원, 랩(WRAP) 등 위탁 형태로 950억원을 보유했다.
증권사들은 신탁, 위탁계좌 등 고객 계정(모두 법인투자자)에 1950억원을 나눠 편입했다. 개인투자자 계정이 포함되지 않아 개인 손실 우려는 없으나, 증권사 고유계정 편입분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ABCP 관련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귀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규모별로 신한(550억원), IBK(250억원), 대신·미래·삼성(각각 200억원), NH·한투·DB(각각 150억원), 유안타·KB(각각 50억원) 등이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의 법인투자자 대상 펀드에도 100억원이 편입됐다.
금리 급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레고랜드 사태까지 터지면서 부동산 PF 시장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난달 금리 4%대에 거래되던 PF ABCP는 이달 들어 레고랜드 사태 이후 8~10%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 조성사업을 추진한 강원중도개발공사(GJC)가 필요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의 ABCP ‘아이원제일차’가 부도 처리됐다. 강원도는 GJC의 최대주주로서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지자체가 보증한 채권의 불신이 커졌고 PF 시장의 리스크 확대는 물론, 전반적인 부동산 대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유동성 축소로 엄중한 시기에 이해할 수 없는 지자체의 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