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통큰 투자… 미 테네시주에 4兆 배터리 양극재 공장 설립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LG화학이 미국 현지에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기준을 충족하고 미국시장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22일 테네시주와 양극재 공장 건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공장 건설에 투입되는 금액은 30억달러(약 4조850억원) 규모다. 내년 1분기부터 착공이 시작되고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공장 가동이 안정화되는 시점은 2027년으로 예상되며 연간 12만톤 규모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데에는 미국 IRA 규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진출을 준비하던 중 IRA 규제가 발효됐는데 LG화학 제품을 사용한 배터리는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시장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질 것을 우려한 LG화학은 테네시주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IRA 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현지 기업에 제공하는 식으로 규제를 우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테네시 공장에서는 LG화학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를 생산한다. NCMA 양극재는 기존 제품보다 니켈 함량을 높이고 안정성이 높은 알루미늄을 적용해 출력과 안정성을 모두 높였다. 전기차 대중화 관건이 배터리 용량 확보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 전기차 업체들에게서도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고객사들이 IRA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현지 광물 재활용 업체와 원자재 공급망 협력도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는 테네시 공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LG화학이 당초 내웠던 2027년 매출 20조원 목표달성에 한걸음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