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마케팅 능력 활용해 DL이앤씨 성장 도모
시공능력평가 3위 재진입… '아크로' 활용해 리스크 회복
친환경사업 다각화, 스마트 건설 문화 정착 노력
층간소음 기술 경쟁력 강화… "사회적 문제 해결하겠다"

마 대표는 건설업계 경험이 전무하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DL이앤씨의 성장을 이끌었다. 사진=DL이앤씨 제공
마 대표는 건설업계 경험이 전무하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DL이앤씨의 성장을 이끌었다. 사진=DL이앤씨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는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마케팅 전문가’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까지 공략하는 전략가로 유명하다.

그가 지난해 옛 대림산업의 분할 건설회사인 DL이앤씨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자 주변에선 불안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실적으로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마 대표는 친환경사업부문을 공략해 DL이앤씨를 성장시킬 계획이다. 그는 탄소 포집·활용과 저장(CCUS)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주요 미래 먹거리사업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공격적인 탄소저감 행보와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그의 모습은 업계의 기대감을 키운다.

◆점차 성장하는 25년 글로벌 '마케팅 능력자'

마 대표는 1968년생으로 미국 메리마운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박위(MBA)를 받았다. 시작부터 해외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1995년 존슨앤존슨코리아에 입사해 마케팅 디렉터로 근무했다.

해외에서 커리어를 보낸 그는 2005년 LG전자로 자리를 옮겨 2020년까지 15년 동안 MC사업본부 임원을 맡았고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을 책임졌다. 하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을 포기하면서 그는 새로운 자리를 찾아야 했고 2020년 대림산업에 스카웃 됐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DL이앤씨로 새롭게 출범했는데 당시 마 대표가 첫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게 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건설업계 경험이 전무한 마 대표가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그는 대체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95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영업이익 경영목표(83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신규 수주실적도 10조5433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 목표치(11조5000억원)에 거의 근접했다. 25년간 글로벌시장에서 마케팅 전략기획 전문가로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DL이앤씨를 잘 이끌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시공능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명 변경 이후 첫 해였던 지난해 7월 시공능력평가에서 8위를 기록하며 전년(3위)보다 5단계 하락했지만 올 8월 발표된 평가에서 3위에 재진입하면서 3대 건설사 명예를 되찾았다.

회사가 분할되면서 혼란이 가중됐지만 마 대표는 묵묵하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 셈이다. 다만 그가 더 성장하고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재건축과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DL이앤씨는 총 8곳 정비사업에서 시공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로 불리는 그가 능력을 발휘해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를 어떻게 흥행 브랜드로 만들지 관심이 쏠린다. 

마 대표는 올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업의 성장은 물론 미래가치 증진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 대표는 내부적으로도 친환경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종이컵 제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DL이앤씨 제공

◆친환경 사업에 진심… 신사업 행보 '본격화'

마 대표가 DL이앤씨 성장을 위해 선택한 것은 친환경과 신사업 강화 두가지다. 그는 지난해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중에서도 건설업계에서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는 탄소시장 진출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마 대표의 첫 행보도 친환경사업 강화였다. 그는 현대오일뱅크와 탄소저감 친환경 건축소재 생산공장을 짓기 위한 협약식에 참여했다. 협약은 국내 최대 규모 친환경 건축소재 생산설비를 상용화하고 생산된 제품을 건설현장에 도입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및 저장(CCUS)사업도 마 대표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DL이앤씨는 올해 연간 10만톤 규모 생산공장을 시작으로 연간 최대 60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는 국내 건설업계 최대 규모다. 아울러 탄소저감소재를 활용한 시멘트와 콘크리트를 아파트 건설과 현장에 도입할 예정이다.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건설 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노력하는 모습이다. 그는 자원절감부터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에너지 등의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고 우수 협력회사의 환경역량 강화 지원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친환경 정책을 진행 중이다.

내부에서도 마 대표의 친환경 정책 의지를 볼 수 있다. DL이앤씨는 올 8월부터 본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무실에서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는 ‘종이컵 제로’ 캠페인을 실시했다. 회사는 해당 캠페인 실천으로 본사에서만 연간 62만개의 종이컵을 줄이고 매년 4.25톤의 탄소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세계적인 탄소 중립과 ESG 경영 강화 기조에 발맞춰 다양한 탄소 감축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CCUS사업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 대표의 행보는 친환경에서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3년부터 자사의 층간소음 기술을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떠오른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즉시 반영해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DL이앤씨는 총 17개의 소음저감 관련 특허 기술을 개발했다. 구조 시스템부터 건축재료, 차음재까지 층간소음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걸쳐 연구를 진행했고 ‘디-사일런트 2(D-Silent 2) 바닥구조’를 완성시켰다. 해당 기술은 올 2월 국가공인시험기관(KOLAS)으로부터 ‘중량 충격음 저감 1등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