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정통 '롯데맨', 높은 그룹 이해도·내부 큰 신뢰 받는 인물
2015년 롯데월드타워 성공적 건설 주도, 위기 대처 능력 키워
레고랜드발 유동성 우려 심화… '경영 전문가'로 반전 기대감↑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가 위기에 빠진 롯데건설을 구해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제공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가 위기에 빠진 롯데건설을 구해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리스크 관리에 뛰어난 ‘경영 전문가’다. 특히 전략적 사고가 탁월하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에서 오랫동안 쌓은 그의 노하우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롯데건설을 안정적 기반위에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 대표는 1960년생으로 대구 영남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했다. 그는 롯데쇼핑 운영 담당, 롯데물산 사업 총괄본부장, 롯데물산 대표이사 부사장 등을 거치며 능력을 키웠다. 2019년에는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맡았다.

내부적으로 신뢰를 쌓은 박 대표는 계열사의 재무관리와 컨설팅업무를 맡아 리스크를 최소화했고 2020년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사장자리에 올랐다. 그는 37년 동안 롯데그룹에서만 몸 담은 정통 ‘롯데맨’이다. 그만큼 그룹 내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롯데물산 재임시절인 2015년에는 각종 위기에 직면했던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당시 롯데월드타워는 우여곡절이 많았고, 싱크홀 등 안전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박 대표는 주어진 임무를 깔끔하게 완수했고 위기극복 대처 능력을 키웠다. 이를 기점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지난달 23일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낙점됐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20년 동안 롯데건설을 이끌었던 하석주 전 대표이사는 임기를 4개월 남기고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최근 강원 춘천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등으로 건설업계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롯데건설도 큰 위기에 봉착했다. 롯데건설은 계열사로부터 차입·유상증자 등 형태로 여러차례 자금을 수혈받았다. 회사는 올 10월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하고 롯데케미칼에서 5000억원을 3개월 동안 차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에는 롯데정밀화학과 롯데홈쇼핑에서 각각 3000억원과 1000억원을 3개월간 차입하기로 했다. 하나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에서도 총 3500억원을 차입하면서 롯데물산이 자금보충약정을 맺었다. 롯데건설의 상환능력이 감소하면 롯데물산이 책임져야하는 구조다.

지난 7일에는 케이비그린에너지제일차 유한회사와 1000억원 규모 자금보충약청을 체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롯데건설에 사재 11억원을 투입해 롯데건설 보통주 9772주를 취득하는 등 사실상 그룹이 총동원됐다.

롯데건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경기 침체,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3중4중의 어려움에 봉착했다. 박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박 대표가 이번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다면 그룹 내에서의 입지는 물론 업계 전체가 주목하는 인물로 떠오를 것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박 대표는 롯데월드타워를 성공적으로 완공하는 등 뛰어난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췄다”며 “사업구조 개편 역량으로 롯데건설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기존 업무 인수인계 절차가 남아 아직 공식 취임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빠른 시일 내 회사의 경영 안정과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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