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이사회, 인적분할안 의결… "주주가치 제고, 미래성장 본격화"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동국제강이 9일 이사회를 열고 철강부문을 열연과 냉연 사업으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이를 계기로 오랜 기간 지속해왔던 사업구조 재편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쓸 예정이다.

동국제강 이사회는 이날 인적 분할 계획서 승인과 임시 주주총회 소집 건 등을 의결했다. 이에 회사는 내년 5월17일 인적분할 승인에 대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할 경우 같은 해 6월1일이 분할 기일이다.

회사의 인적분할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와 기업 구조 선진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서다. 인적분할에 따라 존속법인 ‘동국홀딩스’(가칭)가 지주사 역할을 맡고, 철강사업을 열연과 냉연으로 전문화한 신설법인 ‘동국제강’(가칭)과 ‘동국씨엠’(가칭)으로 분리된다. 

이사회 결의일 기준 존속회사 동국홀딩스의 자산은 5997억원(부채비율 18.8%)이 되며, 신설 동국제강은 자산 3조4968억원(부채비율 119.0%), 동국씨엠은 1조7677억원(부채비율 83.7%)의 자산규모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 16.7%, 동국제강 52.0%, 동국씨엠 31.3%다. 주주의 분할 회사에 대한 지분율은 그대로 승계된다. 동국홀딩스의 경우 인적분할 뒤 그룹의 전략적 컨트롤타워로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동력 발굴과 투자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전략·재무·인사 등 조직으로 신사업에 나서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회사는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을 높여 주주가치 향상을 추구한다는 구상으로 동국홀딩스 분활 완료 이후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로 지주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신설법인 동국제강은 전기로 제강사업과 봉강(철근)·형강·후판 등 열연 분야 철강사업을 이끌게 되며, 고로 제철사업 대안으로 떠오른 철스크랩 전기로를 활용해 제강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에 나가기로 했다. 

앞서 회사는 국내 최고 경쟁력의 전기로 제강사업과 친환경 철강제품을 특화하는 ‘스틸 포 그린(Steel for Green)’을 미래 성장전략으로 제시했다. 동국씨엠은 냉간 압연부터 아연도금강판·컬러강판을 아우르는 사업을 담당해 컬러강판의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인적분할로 컨트롤타워와 철강사업 전문성이 강화돼 저평가된 사업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확장과 마케팅 혁신, 친환경 제품 및 공정 개발 등으로 도금과 컬러강판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회사는 최근까지도 지속적인 사업구조개편과 수익성 중심 포트폴리오 구축에 역량을 쏟았고, 올해는 중국 법인(DKSC) 지분 정리와 브라질 CSP 지분 매각 결정 등 불확실성과 잠재적 위협을 최소화했다.

특히 사업구조재편은 경영성과와 재무 구조 개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 별도기준 지난 3분기 말 부채비율은 90.3%로 두 자릿수대로 낮췄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금융비용) 역시 2015년 1.1배 수준에서 현재 11.0배로 높아져 우량 회사로 탈바꿈했다.

대외 신인도도 개선됐다. 신용등급은 2016년 투기등급 수준(BB)까지 하락했지만, 재무구조 개선 노력 등으로 지난달 국내 3대 신평사는 동국제강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사회는 이와 관련 기업의 체력이 충분히 회복된 지금을 인적분할 적기로 판단했다. 회사는 이에 맞춰 각 사업의 고유 영역에서 전문성과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해 기업가치를 효율적으로 향상시켜 주주를 포함, 모든 이해관계자 기대치에 부합한다는 각오다. 

동국제강은 이와 함께 부사장 1명, 전무 4명, 상무 4명 등 9명을 승진시키고 4명의 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정기임원인사를 마쳤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가 4세인 장선익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인천공장장에서 본사로 복귀하게 됐다.

최삼영 전무는 승진 인사로 부사장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겸임한다. 동국제강은 올해 정기인사와 관련 "복합적인 경제위기 속 미래 준비를 위한 조직개편"이라며 "대내외 경영환경에 선제적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