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에 2조8000억원 유상증자, 미국 투자 기세 유지
LG엔솔, 배터리 재활용사업 협력 확장, LG화학도 가세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기업이 내년 사업 활황을 위해 투자 협력을 늘리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기업이 내년 사업 활황을 위해 투자 협력을 늘리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외연 확장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투자 전반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배터리 재활용 등 미래 먹거리의 가능성을 본 결과다.

이들은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 협력이 이어지고 있고 기존 진행 중인 미국 진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식이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등은 배터리 밸류체인를 구축 중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공급망 관리, 재생 가능한 원재료 사용 등 배터리 관련 분야 전반을 아우르고자 한다. 가장 최근에는 폐건전지의 리튬 추출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업체 ‘재영텍’과 24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지분 투자를 바탕으로 북미 합작법인 설립을 목표한다. 북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양사 역할 분담이 이어지는데 LG화학이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재영텍은 기술 관련 사항을 맡는다.

LG화학이 재영텍과 협력한 데는 폐전지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재영텍의 기술이 영향을 끼쳤다. 기존에는 배터리를 녹이면서 망간, 코발트, 니켈, 리튬 순으로 추출을 진행했다. 이 경우 리튬의 순도가 떨어지는 데 재영텍의 기술이 이 문제를 보완할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리튬 회수율이 85%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생산시설 확보를 위해 투자를 확대했다. 국내 생산능력을 키워 원통형 배터리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회사는 충청북도, 청주시 등과 함께 2026년까지 오창산업단지에 4조원 규모의 배터리 생산시설 투자를 진행하기로 19일 협약을 맺었다.

오창단지에는 배터리분야에서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원통형 배터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투자가 이어진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북미지역 업체들이 원통형 배터리 사용량을 늘리는 등 수요 확대 조짐이 보인 탓이다.

미국의 배터리사업 청신호에 SK온도 가세하려 한다. 이미 진행 중인 미국 진출 투자금 확보를 위해 SK이노베이션과 한국투자PE가 총 2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SK이노베이션은 우선 1조원을 출자하고 2023년에 나머지 1조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시장에서 SK온의 영향력을 키우는 와중에 추가 투자가 필요했으나 외부투자 지원이 어려워져 SK이노베이션이 가세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SK온의 기업가치가 극단적으로 저평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드와 진행 중인 미국 켄터키·테네시 공장, 터키, 중국 신공장이 안정적으로 가동되려면 업계 투자를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배터리시장은 미국과 원통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배터리 산업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감이 있지만 내년부터는 분위기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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