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CATL·BYD 돌풍… 시장 점유율 나란히 1,2위
LG엔솔, 점유율 전년 대비 7% 하락… 3위로 밀려나
품질력 앞세운 국내 3사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냐"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 세계 배터리시장에서 중국계 업체들이 강세를 보였다. 사진=SNE리서치 제공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 세계 배터리시장에서 중국계 업체들이 강세를 보였다. 사진=SNE리서치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글로벌 배터리시장에서 공고한 성장세를 보이며 줄곧 2위를 유지한 LG에너지솔루션이 자국 전기차 정책에 힘입어 성장한 중국의 BYD에 추격 당했다. 

4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총 사용량은 446.0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74.7% 증가했다.

경기 불황에도 전기차 공급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배터리 수요는 꾸준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기업의 점유율은 부진했다.

국내 3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동기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중국계 기업이 빠르게 치고 올라왔으며, 점유율 기준 LG에너지솔루션(12.3%)은 BYD(13.6%)에 밀린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중국 CATL로 점유율은 37.1%다. 사용량은 약 두 배 늘었다. 이외 상위 10위권 내 중국계업체가 다수 이름을 올렸다. BYD, 궈시안(Guoxuan), 신왕다(sunwoda) 등이 배터리 사용량에서 모두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국내 기업 성장세도 지속됐지만, 시장점유율은 정체된 상황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54.8GWh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음에도 점유율은 7.3%로 뒷걸음질 쳤다.

삼성SDI와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각각 26.1GWh, 22.1GWh로 집계됐다.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보다 74.9% 늘었고, SK온 역시 72.0% 증가했다. 사용량 증가에도 점유율 기준 순위는 SK온이 5위, 삼성SDI는 6위에 머물렀다.

중국 배터리업계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율 증가 덕분이다. 글로벌 완성차기업 중에도 2020년 테슬라를 시작으로 독일 벤츠와 폭스바겐이 LFP배터리를 공급받는다. 

또한 테슬라는 지난 4분기 CATL과 리튬을 기반으로 생산된 중국산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는 등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받던 원통형 배터리 수급 망을 넓혔다. 국내 배터리기업과 글로벌 완성차업계 사이를 중국 기업들이 치고 들어온 셈이다. 

SNE리서치는 이와 관련 “글로벌 전기차(BEV+PHEV) 대수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은 자국 전기차산업이 궤도에 오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미 글로벌시장으로 도약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자신감이 커진 중국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 국내 배터리업계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사실상 자국 산업보호 장치를 해제함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등은 중국 완성차기업 베이징자동차나 지리자동차와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억지로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던 기업들이 품질력과 안정성을 갖춘 제품 수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CATL의 영향력이 다소 약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 3사가 주력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며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NCM은 주행거리가 길다는 장점이 있으며, 채택 비중도 높아져 점유율 하락은 크게 우려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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