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와 가족, 견인차 오기까지 1시간 넘게 고속도로서 옴짝달싹
업계 "전기차는 배터리 사고가 주로 발생, 주기적 장비점검해야"

지난해 12월 29일 국토교통부는 배터리 문제 대상 차량에 대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를 시행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12월 29일 국토교통부는 배터리 문제 대상 차량에 대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를 시행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시속 100㎞로 고속도로를 달리던 전기차 속도가 순식간에 0㎞로 줄어드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차량에는 운전자와 가족 등 3명이 타고 있었다. 기아 전기차를 모는 A씨가 지난달 14일 겪은 일이다.

6일 KBS 보도에 따르면 영동고속도로를 주행하던 기아 전기차가 도로 한복판에서 멈춰버린 사고가 발생했다. 30초도 안 돼 속도가 시속 100㎞에서 0㎞로 뚝 떨어졌다. 해당 차량 주위로 다른 차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차량에 탑승 중인 차주와 가족들은 꼼짝없이 차 안에 갇혀 있었다. 

해당 차량은 출고된지 1년4개월 된 기아 전기차로 알려졌다. 차주는 "속도를 100㎞로 설정하고 달리고 있었는데, 5~10㎞씩 속도가 줄어 갓길로도 빠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일 A씨는 경북 경주를 출발해 2시간을 주행한 후 충주 휴게소에서 배터리를 충전했다. 이후 한시간가량 지나 서용인분기점 인근에서 갑자기 차가 멈췄다. A씨와 가족은 견인차가 오기까지 1시간 넘게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사고 원인을 묻는 질문에 기아 측은 "전기차 배터리를 연결하는 배선 부분에 접촉 불량이 있었다"며 "조립 불량이 출력 제한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우는 일회성 사고로 보인다”며 “추가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배터리 관련 문제는 다른 자동차 모델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12월29일 국토교통부는 배터리 문제 대상 차량에 대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를 시행했다.

BMW코리아에서 수입해 판매한 'i4 eDrive40' 등 차종 5586대는 배터리 관리장치 소프트웨어 오류가 문제됐다. 해당 장비 오류로 배터리 상태를 잘못 진단해 배터리 전원 공급 차단을 발생시켜, 차량이 달리는 도중 멈출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스텔란티스코리아에서 수입∙판매한 '짚 랭글러 PHEV' 90대는 규격에 맞지 않는 고전압 배터리 퓨즈 고정볼트 장착으로 퓨즈 내 저항값이 상승해 퓨즈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고전압 배터리에 전원공급이 되지 않아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확인돼 리콜 대상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문제로 인해 차량이 급정거하는 상황이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며 "이 같은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안전 표지판을 세우고 대피한 후 긴급출동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배터리로 인한 사고가 주로 발생하는 만큼 주기적인 배터리 관련 장비 점검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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