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우려·금리인상 등 영향으로 매수심리 위축
미분양 우려↑… "건설사들 쉽게 분양 나서기 어려워"

이달 지난해 동월 대비 3분의 1 수준 물량이 예고되면서 분양시장 한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이달 지난해 동월 대비 3분의 1 수준 물량이 예고되면서 분양시장 한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지난해 역대급 부동산시장 한파가 지속된 가운데 새해 첫달부터 저조한 분양 물량이 예고되면서 어두운 시장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아파트 분양을 준비 중인 단지는 전국 10곳·7030가구에 불과하다. 지난해 1월 일반 분양 물량(37가구·2만2278가구)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잇따른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 등으로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건설사들도 쉽게 분양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청약시장은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8.5대 1에 그쳤다. 2014년 평균 경쟁률(6.7대 1)을 기록한 이후 8년 만에 한 자릿 수 경쟁률을 나타냈다.

대구는 올해 1만1500가구 공급에 3495명만 접수하면서 0.3대 1로 전국 최저 경쟁률을 보였다. 전국 청약 결과를 면적별로 보면 전용 59㎡ 이하 소형 아파트의 평균 경쟁률이 13.3대 1로 다른 면적에 비해 높았고 85㎡ 초과 중대형은 11.1대 1, 65~85㎡ 중소형은 7.1대 1이었다.

관망세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분양가는 계속 상승해 수요자들이 더 이상 청약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자 분양시장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사업)마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7대 1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미분양 문제도 심각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8월 기준)는 5012가구로 2019년 12월(6202가구)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인천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7월 544가구에서 8월 말 1222가구로 2배 넘게 급증했다.

정부의 규제완화 방향성에 따라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좌우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달 추가규제 완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투기 지역 등 조정지역에 관해 아직 일부 규제가 묶여있는데 해제 조치를 이달 발표할 계획”이라며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일정 부분 제어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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