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면담형식 오 시장 마음대로 정하라"
이달 설 연휴 이전 양측 만남 성사될 지 주목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대표가 9일 오전 혜화역에서 진행한 선전전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면담형식을 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대표가 9일 오전 혜화역에서 진행한 선전전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면담형식을 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오세훈 서울시장 간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전장연에서 만남 형식에 대한 권한을 오 시장에게 위임하면서 일정 조율 등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9일 오전 8시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열린 선전전에서 만남에 어떠한 조건도 없어야 한다는 오 시장 발언과 관련 “저희에게 직접 연락 부탁드린다. (만남의) 형식은 시장님 마음대로 정하라”고 밝혔다.

전장연은 지난 4일 오 시장과 면담을 전제로 오는 19일까지 출근길 시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오 시장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수락했고, 전장연은 공개방송을 통한 면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오 시장이 “대화의 기회를 선전장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용인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면담 일정 조율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됐었다. 

전장연이 만남의 형식에 대한 결정권을 오 시장에게 넘기면서 설 연휴 전 서울시와 전장연 사이 시위 중단을 위한 협의 가능성이 열렸다.   

박 대표는 이날 “오 시장이 전장연 내용을 지속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방송으로 언급해 좋아하시는 줄 알고 (공개방송을) 제안드린 것”이라며 “형식은 시장님이 택해 달라. 다만 장애인단체 수십개를 불러 면담을 진행하는 방식만 취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어 “부탁하는데 우리들의 의제로 만났으면 좋겠다”며 “그간 제대로 된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서울시에서 지하철을 타다가 사망한 장애인들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만남 의제로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장연은 법원이 내린 조정안 결정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굉장히 불평등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서로 위치가 달리 있는 사람들 간 최소한의 합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전장연이 열차 운행을 5분 이상 지연할 경우 회당 500만원을 서울교통공사에 지급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시민들의 불편과 장애인단체 집회권 보장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전장연은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오 시장은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이나 지연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법원의 강제조정 수용 불가 입장으로 맞섰다. 

양 측은 향후 이뤄질 면담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조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장연은 최종 면담시한을 19일까지 정하고, 오 시장과 면담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 날인 20일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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