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부산 도심 한 오피스텔 주차 타워서 대형 화재
순식간에 옥상까지 불길 번져… 입주민들 긴급 대피
외벽 '가열성 마감소재'(드라이비트) 적용, 화재 키워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지난 9일 새벽 부산 도심에 23층짜리 오피스텔 주차타워에서 화재가 발생해 550여세대 오피스텔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불길은 순식간에 외벽을 타고 번져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1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로 오피스텔 입주만 35명이 연기를 흡입했고, 이 중 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오피스텔 건물과 주차타워 사이에서 불이 처음 시작됐다.
화재 발생 시간은 전날 오전 6시30분쯤으로 신고를 받은 소방차가 현장에 5분 만에 도착했지만, 이미 불길은 옥상까지 번진 상태였다. 주차 타워 외벽이 불쏘시개와 연료 역할을 했다.
특히 가연성 소재인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어진 주차타워는 새빨간 불기둥으로 변했다.
소방당국은 약 1시간 만에 주차타워 외벽 불을 진화됐다. 하지만 불은 다시 바로 옆 2층짜리 상가 건물로 옮겨붙었다. 대응 2단계가 발령됐고 불은 8시간 만에 완전히 잡혔다.
소방당국은 현장 조사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건물 외벽 단열재에 쉽게 타는 소재가 사용돼 화재를 키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타워 외벽 단열재는 가연성 소재인 스티로폼을 쓰는 ‘드라이비트’ 공법이 사용됐다.
최해철 부산 부산진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주차타워에서 화재가 최초 발생한 후 화염을 가진 드라이비트(가연성 마감재)가 밑으로 낙하하면서 1층으로 불이 확대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드라이비트 공법이 쓰인 건물은 화재가 발생하면 내장재인 스티로폼이 먼저 타들어가 알루미늄 등 외장 마감재가 쉽게 무너져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규제를 강화했지만, 오래된 건물들은 여전히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앞서 가연성 마감재를 사용하는 공법은 2015년 금지됐으나, 해당 건물은 2004년 준공돼 법 적용을 받지 않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격이 싸고 구하기 쉽다는 이유로 최근도 오피스텔이나 빌라 건설에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화재 사각지대에 놓인 건물에 대한 안전기준과 소방 점검활동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에서는 최근 화재에 강한 건물 외벽 시공법을 개발해 성능 검증을 마쳤다.
건설연 관계자는 “개발된 외벽 시공법으로 단열성과 화재 안전을 확보했다. 기존 공간을 단열과 난연 기능의 소재로 채움으로써 열 손실을 줄이고 화재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크게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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