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확실성 속 고속성장, 사상 첫 영업익 1조원 축포
전기차시장 둔화 가능성·기업 간 배터리 공급과잉 우려
업계 "주요 해외 생산거점 중심 성장세 꺾이지 않을 듯"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주요기업들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하면서 주목 받았다.
회사가 지난 9일 공시에서 밝힌 지난해 1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조2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5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의 경우 25조5986억원으로 전년 대비 43.4% 늘었다.
10일 금융감독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5375억원, 2374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4분기 영업이익에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무려 214% 급증했지만, 에너지 저장장치(ESS) 추가 충당금과 임직원 성과급 등이 반영돼 실질적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3% 늘면서 증권가 전망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회성 비용 반영과 대외환경 불안 등에 악재를 극복하고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창사 2년 만에 올린 최대실적으로 단기간 급성장한 모습이다.
글로벌 전기차시장 확대에 대응한 회사의 현지 생산, 판매체계 구축이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주요 고객사 수요에 맞춰 전기차 배터리 생산과 판매가 유기적으로 이뤄지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상위 10개 자동차 기업 중 8개 기업을 고객사로 뒀고, GM·현대차·스텔란티스·혼다 등과는 조인트벤처(JV) 공장 설립에 나섰다. 여기에 미국 완성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과 설립한 현지 합작공장 가동은 판매량 증가로 이어져 실적 증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1공장은 지난해 말 가동에 들어갔고, 올 하반기 2·3공장도 순차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도 LG에너지솔루션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전기차 수요 둔화로 성장이 지체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완성차 고객사들이 전동화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등 지금의 성장세가 크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증권가도 계절적 비수기로 인한 전기차 수요 감소와 환율 변동 등으로 매출의 소폭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크게 문제는 없을 것으로 봤다. 배터리 공급 과잉 우려도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는 ‘4680배터리’ 양산을 준비 중이다.
앞서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2020년 배터리데이에서 처음 공개한 4680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21700 배터리’보다 몸집을 5배가량 키운 제품이다.
생산비용을 낮추면서도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와 관련 국내 오창공장에 4조원의 투자를 단행해 차세대 원통형 생산라인 신·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외 기업 사이 이뤄지는 과잉 경쟁을 피하는 동시에 차세대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AEA)에 따르면 전기차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30년쯤 연간 판매량이 2억3000만대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기차 확산이 급속히 이뤄지면서 배터리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완성차업체와 추진하는 해외 배터리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면서 매출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전기차 화재 리콜 물량 부담 등의 불안 요소는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이며, 해외 생산거점 중심으로 올해 큰 폭의 외형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포드와 튀르키예 배터리공장 합작 논의가 수면으로 떠오르는 등 SK온 대신 새 파트너사로 LG에너지솔루션이 결정될 경우 튀르키예가 위치상 유럽 관문으로 여겨지는 만큼 해당 시장 공략이 탄력받게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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